밥 숟가락 김남식
옛날 나 어릴때 우리집 밥상위에는
아버지 숟가락은 은수저였다
어린 눈에는 너무 이뻤다
그 수저를 어쩌다 들면 무거워서
밥이 입에 잘 들어가지 못했다.
그걸 엄마가 보면 야단이다
아버지 것이다
그런데 가족들 누군가 수저를 놓을때면
십중팔구 엄마가 꾸중을 한다
밥 숟가락은 바꿔 먹는 게 아니라고
무심 결에 다른 숟가락을 집으면 펄펄 뛴다
아직도 제 밥 숟가락 하나 못 챙기냐고
잔소릴 듣곤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머니 말씀에는 커다란
가르침에 의미가 담겨져 있다
제 밥숟가락 하나 못 챙기냐는 것은
나중에 사회 나와서
제 할일을 제대로 찾아하라는 뜻이었다
제 몫은 남한테 빼기지말고
스스로 챙겨서 밥 굶지 말라는 것
내몫은 똑바로 챙기라는 것
그깐 밥숟가락 하나 못 챙기면
뭐 대수일까마는
그때 그 가르침은 나중에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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