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뱃사공 솔새김남식
어떤 노래가 만들어지고 불려지기까지는 그 나름대로의 뒷얘기가 있고 사연이 있듯이
1959년에 발표된 처녀 뱃사공은 가사처럼 배를 젓는 처녀사공의 사연을 담고 있는 노래로써
주 배경지는 경산남도 함안군 대산면에 있는 악양나룻터이다.
악양나루는 1997년에 악양교가 놓이면서 그 생명을 다 했으나 함안군은 이 노래 배경지가 된 곳이
악양나루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자 그 사연을 담은 노래비를 2001년에 세웠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휴전협정이 있은지 얼마 안되는 그해 초가을 어느날 유랑극단 단장이었던 윤부길씨는
가야장 공연을 마치고 대산장으로 가던중 악양 나룻터에서 잠시 몸을 추스리고 있었다.
당시 유랑극단은 생활에 지친 서민들에게 마음을 달래주는 청량제로서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고
다음 행선지로 가기 위해서 짐을 챙겨 배를 타게 되는데 어느덧 해는 저물었고 ....
당시 뱃사공의 집은 전쟁의 폐허로 변해 있었으나 평화로운 전경이 마음에 들어 일행은 하룻밤을
여기서 머물기로 하였다.
군에 입대한 오빠(6·25한국전쟁때전사)를 대신해서 두 처녀가 강바람에 치마를 휘날리며 교대로
노를 저어 지나는 길손들에게 강을 건너 주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리고 군에 가서 소식이 끊긴 오빠를 애타게 기다리는 처녀들의 애절함을 나루터 뱃전에서
듣고 있던 윤 단장은 ‘낙동강 강바람에,,,,,’ 란 노랫 말로 가사를 갈무리 하게 된다
(노래비 뒷면에 가사에 읽힌 사연을 자세히 색인 하였다)
그리고 몇년의 세월이 지난 뒤 악양나루에서의 처녀뱃사공의 사연을 잊지 못해서 만든
노랫말을 한복남씨에게 건네서 작곡하게 하여 만든 노래가 바로 처녀 뱃사공이다
그 노래의 주인공인 두 자매와 작곡가 한복남씨 그리고 작사가 윤부길씨는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시대의 어려운 상황을 고스란히 대변해 주는 국민 애창곡으로
여러 가수들이 취입을 하여 여전히 불려지고 있다
윤부길(1912~1957년)은 부길부길쑈라는 유량극단을 이끄는 윤항기의 부친이다
악양루에 올라서면 섬진강과 악양 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전경(前景)이 아름다운 곳으로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漢詩가 전시되어 있다
막걸리 한 잔에 구성진 육자배기 젓가락 장단으로 우리가 많이 듣고 불렀던 노래로서 시
원한 강 바람이 노래의 맛을 더풍겨 주었다. kns
처녀뱃사공 윤부길작사 한복남작곡 황정자노래
낙동강 강바람에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 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 애기 사공이면 누구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낙동강 강바람에 앞가슴을 헤치며
고요한 처녀 가슴 물결이 이네
오라비 제대하면 시집 보내마
어머님 그 말씀에 수줍어 질 때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
황정자(黃貞子, 1927~1968)
서울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8세때 부터 순회극단의 막간 가수로 활동하여
깜찍하고 또랑또랑한 발음과 애교로 대중들에게서 일찍부터 천재 소녀가수란 평을 얻었다.
결혼이후 건강이 불안정하게 되면서 남편과 이혼하고 두 아들마저 남편에게 빼앗끼자
정신적 타격을 받으면서 기억상실증과 정신이상증세까지 겹쳐 있던 찰나에
의정부의 어느 극장에서 공연 도중 쓰러지고 말았다
그후 그녀의 존재는 대중들 기억에서 급격히 잊혀지고 고립과 단절속에서
병은 점점 심해져 가던 중에 한 인간으로서 너무나 안타깝고 불행했던 그녀는
거의 무연고자와 같은 신세로 대전의 어느 정신요양원에서
돌보는 이 없이 젊은 나이에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
학교를 다니지 못했지만 총명하여 악보와 대본을 순식간에 암기할 정도였다고 하는
그녀의 노래는 나라 잃은 식민지백성들의 깊은 한과 서러움을 부드럽게 달래주었다
‘노랫가락 차차차’ '오동동타령’ '도라지 차차차' ‘비오는 양산도’ 등 힛트곡을 냈다
큰아들 金珉洙는 어릴적 어머니를 따라 다녀서인지 연예인들과 교류하면서
지금은 낙원동에서 먹고갈래라는 대형주점을 운영하며 공연하고 있다
.
황정자 노래를 들으려면
1- 우선 컴에서 왼쪽에 있는 esc 를 눌러야 나훈아 노래가 off
2. 그리고 풀레이(=>) 를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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