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生活수필

동기간의 불화

시인김남식 2011. 1. 29. 10:41

동기간의 불화   솔새김남식


우리집은 명절에 모이기만 하면 잘 싸워서 그냥 가족들이 불안해 한다

어느 집이나 명절때면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것도 매년 년례 행사처럼 싸우는 집안이 따로 있다

꽉 막힌 고속도로를 몇시간을 달려 고향집을 찾아 와서 겨우

만나서 말다툼이라니 아니 싸움이라니 함께한 가족들은

정말 짜증이 나고 이웃 사람들보기에 창피하고 민망한 일이 생긴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같이 있으면 볼낯이 없다  


오랜만에 만나서 정겨운 이야기는 나누지는 못하여도

그냥 저냥 보편적인 인사치례를 할 수 있는 명절이라도 보내야 하는데

온 가족이 모일 때면 으례이 싸움이 시작이 된다

발단은 사소한 것 부터 시작해서 결국은 캐캐묵은 이야기까지 꺼내며

싸움을 하다 보면 헤어질 때는 남남처럼 외면한 채 돌아선다


"형은 자기 몫만 챙기니까 큰 집에 가고 싶지 않아"

"아버지는 왜 나에게만 냉정할까?"

"우리 어머님은 왜 나만 미워하고 싫어 할까?"

"당신 형수는 왜 그리도 욕심이 많아"

다시는 고향에 안 내려 온다는 속내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면

뭔가 서운한 감정까지 복 바처서 다음 명절을 기약하지 않는다 

그래서 명절에 가지않는 가족들이 있다

아무 생각도 없이 불쑥 내미는 말이 또 하나 있다

시골에 내려 온 동생이나 조카들에게도 한마디를 거든다

“넌 왜 취직을 못하니?”

“그러다 평생 혼자 살겠다” 등등 쉽게 말을 건네지만

듣는 사람은 신경이 예민해서 함께 자릴하지 않으려 한다 


싫어하는 똑 같은 말이라도 친구가 하면 웃어 넘길 수 있지만

가족이 하면 쉽게 화가 나는 이유는 무의식중에 잠재해 있던

서운함이 순간적으로 반대 급부에 따라 자신의 위치에서

무조건적인 반항으로 나타난다

더구나 어릴 때 가족 관계에서 형성되는 좋지않은 기억들이

남아 있다면 그것을 받아드리기에 거부를 한다

즉 자신에게 자극하는 말이나 행동이 나오면 사소한 것 일지라도

잠재하고 있던 꽁한 것이 증폭 되면서 화로 터져 나오게 된다

.

이럴때는 상대의 격한 대화에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보다는

서로를 이해하는 수준에서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자신을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지만 모두들 자기제어를 하지 못하고 때로는 막다른 길까지 간다 

특히 명절에 형제들이 모이면 으례히 나오는 대화 중에서

제일 민감하고 중요한 이야기는 부모 유산. 부모 모시기, 경제불균형

그리고 시댁과 친정사이 에서의 갈등이 시한 폭탄처럼 항상

존재하는 단골 메뉴이다

이 싸움들은 심하면 큰 화까지 번지는  경우를 우리는

TV뉴스에서 많이 접하게 된다 


그래도 갈 수있는 고향이 있고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더없는 행복이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어릴때의 형제들에 잔정이 사라지고 나면

고향이라는게 사실 낯설게만 느껴지고 명절이라는 게 아픔 일수도 있다

그래서 명절이 돌아와도 쓸쓸하게 보내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지금은 가족의 형성이 옛전같지 않은게 사실 요즈음 세태이다

아울러서 사회가 덩달아 점점 냉대해지고 있다

가족들과의 실같은 인연에 끈이라도 어쨌든 계속 이어가려면

화합을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모형제간에 그간 이런저런 서운한 감정이야 왜 없겠냐마는 

그것을 다 묻어버리고 자신 스스로가 발돋음해서

성공의 길을 찾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 

양보하고 이해하여 즐겁고 다복한 명절이 되는데 노력 하면

가족도 화목하고 내 마음도 한결 편하다

부모자식 관계 형제관계 나아가 이웃 관계가 돈독해지는

건강하고 밝은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 k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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