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솔새김남식
거리에 낙엽이 나부끼고
칸텔라 불빛이 바람에 꺼질 듯 휘청거릴때면
어묵 국물에 소주 한잔이 제격인 시절이 있었다.
특히 종로거리에 아주 많이 있었는데
언제인가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가을 색이 짙어지면
멋을 아는 사람들은
바바리코트를 입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듯하지만
날씨가 쌀쌀해지면
멋쟁이들은 주저함이 없이 입고 다녔다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진 벤치에서
바바리코트 깃을 한껏 세우고
손에는 책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멋풍스러운 모습이
모양이 나던 때가
바로 엊그제 였었다
지금은 낭만도 없고 멋도 없어진
삭막한 거리에서
제멋에 부는
나팔소리만 요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