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生活수필

애기며느리 밥풀꽃

시인김남식 2008. 5. 25. 10:27

애기며느리 밥풀꽃                    솔새김남식

 

" 애기며느리 밥풀꽃에 얽힌 이야기" 라는 영화를 보았는지요

대부분 그런 영화가 있는지도 모를 것 입니다

아주 오래전 거리를 걸어 가는데 어떤 극장앞에 '애기며느리 밥풀꽃에 얽힌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화 포스터가 붙혀 있어서 제목도 길고 하도 신기해서 구경을 한적이 있다

바로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이야기 한 토막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옛날 매우 가난한 집안에 효성이 지극한 며느리가 들어 왔는데 

홀 어머니는 처음에는 친 자식처럼 잘 해 주다가 아들을 빼앗긴 듯한 느낌에 날이 갈 수록 박대를 했다.

마침 결혼 준비에 돈을 빌려 쓴 탓에 신랑은 산너머 부잣집으로 머슴살이를 떠나자

시어미는 밤낮으로 죽도록 일만 실켰다고 한다 

언제나 배를 쫄쫄 곯은 며느리는 어느날 저녁 밥을 다 해 놓고 솥 안의 밥을 주걱으로 그릇에 퍼 담가

그만 배가 고파서 밥 주걱에 붙은 밥 알을 하나씩 떼 먹고 있었는데

심술궂은 시어머니가 마침 부억으로 들어 서다가 그걸 보고는 눈에 가시같은 며느리에게 잔소리를 했답니다

어른들이 먹기도 전에 며느리가 먼저 밥을 먹는다고 트집을 잡으며 밥 주걱을 빼앗아 들고는

늘 하던 습관처럼 사정없이 두들겨 팼다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 변명도 못 해 보고 속앓이 병을 얻어서 끝내 죽고 말았다

소식을 들은 남편은 머슴살이 집에서 정신없이 달려와 아내의 시신 앞에 통곡을 하였고

아내를 마을 뒷산에 묻어 주었다.

세월은 흘러 이듬해 봄이 오고 여름이 지나자 며느리의 무덤가에는 죽어서라도 밥을 실컷 먹으라고

따끈따끈한 쌀밥을 빨간 꽃잎에 고이 싸서 낮이나 밤이나 피였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꽃이 참으로 기특하다 하여 며느리 밥풀 꽃이라고 불렀는데

이때 '며느리 밥풀꽃' 하고 꽃을 부르면 방실방실 꽃이 좋아 했다는 전설이 있다


흔히 갓 시집온 새 며느리를 시부모는 '애기'라고 불렀기에 그래서 애기며느리 밥풀꽃이라 한다

분홍 꽃잎에 밥풀. 즉 쌀알 두개가 보여 지는 꽃으로 산이나 길가 초원에서 자라며

한 여름에 붉은 꽃이 피는데 꽃의 크기는 제비꽃 크기로 꽃 사이에 하얀 두개의 꽃잎이 피는

며느리 밥풀꽃( 학명; Melampyrum Ciliare) 이다

산과 들에 가면 흔히 볼 수가 있는 꽃이다



윗 이야기는 옛날 그 당시에 실제 이야기 일수도 있는 전설속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반대로 며느리가 시어머니 시집살이 시킨다고 한다

찜질방 사모님들 대화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 중에 딸 같은 며느리 라는 말이 있다

시댁 식구의 소원대로 '딸 같은 며느리' 가 되어 버리면 정말 어떨까

딸처럼 편하게 대해 달라는 뜻인 것 같지만 비록 마음 가짐은 그렇다고 해도

절대로 실제 행동에서는 딸 같은 며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우리는 꼭 알아야 한다

아울러 아들같은 사위도 마찬가지 개념이다


요즈음에는 사이좋은 고부사이라고 또는 정겨운 장모 사위처럼 남에게 그렇게 보이려고

넉살좋게 님자를 빼고 그냥 시가나 처가나 똑같이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찌보면 좋은것 같기도 하지만 때론 위험이 사리고 있다 

시부모에게 며느리로써의 대접을 받고 며느리로 부터 항상 시부모로써의 대접을 받을때 만이

진정으로 서로가 편한 관계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장모사위 사이에도 마찬가지이다


주위를 돌아 보아도 그저 다복한 가정을 보기에는 요즈음에는 어려운 것 같다

시어머니의 콧대와 으시대는 행동은 예전의 일이고 이사를 가도 차를 몇번씩 갈아 타는 곳으로 가고

아파트 이름도 외우기 어럽게 발음도 영어로 미켈란쉐르빌, 아카데미스위트, 현대하이케리온, 롯데캐슬모닝등

찾아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우스게 소리가 있다

  

옛날에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트집을 잡앗는데  요즈음은 장모가 사위 트집을 잡는다는고 한다

'자네는 매사 왜 그런가.'..."

하면서 실눈을 뜨며 곱게 안 본다고 하는데

더구나 이혼도 시어머니가 아닌 장모가 시킨다는 사실에 놀라울 수 밖에 없다 

인스턴트 시대에 사는 요즈음 누구네집 아들 딸을 이야기 할 것없이

모두 시집장가 갈 생각은 안하고 아이 낳지 않겠다는 것도 요즈음 사회적인 큰 문제이다 

조선 시대부터 대대로 이여 나온 시집살이가 이제는 며느리살이로 바뀌어 가는 건 틀림이 없다

결국은 그 여자의 딸이 며느리가 되고 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딱 잡아 떼는 것도 또한 여자들 자신이고 사실이다

한편에서는 그런 사람들은 일부 몰지각한 여자들이라고 반박하겠지만 아기를 맡겨도

시어머니 보다 친정 어머니 쪽를 택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여자와 딸과 며느리 그리고 어머니가 되어서 똑 같은 姓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데 말이다.

김남식 kns


'古書 > 生活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업에 실패를 하고   (0) 2008.06.21
비오는날의 추억  (0) 2008.05.28
따뜻한 마음을 주고 간사람  (0) 2008.05.21
근로소득  (0) 2008.04.15
전기밥통   (0) 2008.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