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로(卞榮魯, 1898년 ~ 1961년)
본관은 밀양(密陽) 경기도 부천 출생으로 아호는 수주(樹州)
시인, 영문학자, 교육자, 수필가, 번역문학가이다
영문학 출신으로 이대와 성대 영문학 교수 1919년 독립선언문을 영문 작성하여 전 세계로 알린 시인
1924년 발간된 시집 《조선의 마음》에 변영로의 대표작 '논개'
직유와 상징의 수법을 통해 서정적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되는 이 시는 지금도 널리 알려져있다.
이 시집은 발간되자 마자 일제로부 터 판매 금지 및 압수령이 내려졌다고 하는데
많은 작가들이 일제를 찬양하는 글을 쓸 때 변영로는
<글 쓴지가 오래되서 글을 못쓴다>는 핑계로 일제에 굴하지 않고 궁핍하게 살아갔다는 이야기
수필집 《명정(酩酊) 40년》 《두만강 상류를 끼고 가며》, 《정계비(定界碑)》, 《논개》 등이 있다.
1951년 제2회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했고 1955년 제1대 한국 펜클럽 회장에 선출되었다.
1961년 3월 14일 인후암으로 사망하였다.
논개 -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魂)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봄 비 변영로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아렴풋이 나는 지난날의 회상같이
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
그의 향기로운 자랑 앞에 자지러지노라!
아, 찔림 없이 아픈 나의 가슴!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 없고
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 같은 봄비만이
소리도 없이 근심같이 나리누나!
아, 안 올 사람 기다리는 나의 마음!
영화배우 최불암의 모친이 명동에서 은성이란 술집을 했는데 애주가 변영로가 단골주점 은성에 들렸을때
마침 최불암이 서라벌예술대학에 합격했다하여 막걸리 한잔을 주었더니
최불암이 막걸리잔에 뜬 술지게미를 손으로 걷어 내자
변영로는 화를 내며 이놈이 음식을 함부로 버린다며 즉석에서 귀뺨을 후려쳤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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