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에 서 있는 계절 / 솔새김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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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혹시
왠지 모를 빈 가슴으로 답답했다면
커피 한잔을 들고 창가에 서면
하늘은 어느 때 보다 높고 맑으며
열매의 빛깔도 더한층 아름다운 계절이다
뜰 앞에 서 있던 파란 나뭇잎들이
어느새 아무렇게나 떨어져 바람에 뒹굴고
나뭇가지 부딪치는 소리 요란하게 들려온다
사랑도 싫증이 나면 무정하게 멀어져가듯
세상에는 참 무심한 게 사랑 말고도
세월이 하나 더 있더이다
지나간 사랑이었든지 지금의 사랑이었든지
한 번 쯤은 뒤 돌아 보고
또는 더 많이 사랑하진 않았는지
아니면 상대방보다 덜 사랑했는지 생각하고
내 곁에 서 있는 계절이 안쓰럽지 않도록
자신이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