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인연에대하여

고귀한 오빠에게

시인김남식 2008. 2. 21. 20:48

 

고귀한 오빠에게   솔새김남식

 

빛나던 태양도 잠들고 쓸쓸한 달과 무수한 별 떨기만이 다정스레 이

애기를 나누는 적막한 이한 밤에

슬픔은 차디찬 대지위에 내리고 설움은 복 받쳐 옵니다.

태어 날 때부터 저주를 받은 저는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몸부림치면 칠수록

점점 더 깊이 빠져 들어가는 것을 의식하며 마음의 고통은 더욱 더 넓게 번져 만갑니다.

평온과 낭만의 밤이 지나고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이 오면

아직 나라는 인간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실의에 찬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항상 죽음에 사로잡혀 끝없이 동경했지만 내 생명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음을 알고 난 뒤

체념 한 채 제 갈 길만 재촉하며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빠란 나에게 불필요한 존재며 꿈에도 생각 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그런 사람들을 속으로 비웃고 경멸해 왔습니다.

항상 겸손과 자비를 갖추고 자기 자신에 성실한 그 마음 속 깊은 곳에 샘처럼 솟는 지혜와,

생각하며 행동하는 고고한 인간상의 오빠!

 

무한한 힘에 끌려 지향 없이 따라 갈수 밖에 없는 제 자신

처음엔 내 욕심만 차려 오빠라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보잘 것 없는 인간 이하의 쓰레기에

불과한 제가 감히 성급하게 건방진 행동을 죄스럽게 생각 합니다.

미움만 안고 혼자 쓸쓸히 죽는 그날까지 반항하지 않고 말없이 가려 했는데

뜻밖에 저에게도 다정다감한 오빠

가장 훌륭한 오빠가 계시다니 제 인생에서 크나 큰 영광입니다.

혼자 쓸쓸히 죽는 그날까지 반항하지 않고 이제 있는 힘을 다해서 굳게 살아 보렵니다.

 

마음속 깊이 굳게 닫혀있던 문이 이토록 쉽게 열릴 줄이야.

저 자신도 괴이한 일이라 생각 합니다.

감정이 메말라 표현하지 못하는 그런 점이 있었지만

편지를 받은 순간 한편 으로는 무척 기뻤고

한편은 제가 동생으로써 이행할 만한 능력이 부여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인식한 뒤

한동안 잠시 침울해 졌습니다.

그러나 이미 제 마음은 오빠에게 가려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연약한 자를 속이거나 해치려 하고 있는데

내게는 때가 묻지 않은 고귀한 오빠만이 충만합니다.

진실을 몹시 갈구하는 오빠!

오빠를 무척 존경하구요.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추신 ; 이글은 지금 부터 40년도 더 지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