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집앞 솔새김남식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 예전에는 왜 미처 몰랐을까 이은상작시 현제명작곡 '그집앞' 의
가사와 음율을 음미해 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모르리라 학교 다닐때는 음악시간에 그냥 따라 부르기만 했던 기억뿐이다 그러나 지금에서 생각해 보면 그 어떤 노래보다도 감동을 갖게한다 그리워서 나도 몰래 발 길이 머무는 그곳
바로 그 사람집 앞 이었다
학교가는 지름길을 놔 두고 일부러 먼 길을 돌아서
우연을 가장하여 혹시 만나지나 않을까하는 온통 그생각 뿐이었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 눈에 띌까 아닌듯 하면 다시 거닐고 그래서 가사의 애절함이 마음을 더 울리고 있다
순전히 개인적 정서 차이라고 할 수가 있겠지만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마음을 알지를 못 할 것이다
어쩔 수없이 발 길은 다시 그 자리로 이끌리여 왔고 다시 그 자리에 서 있었지만 만나지를 못하고 쓸쓸하게 돌아서는 어떤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 보아라 그때는 왜 그랬었지는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것을 알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이성에 눈을 뜨고
누군가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나이 대학 노트 한장을 푸욱 찢어서 깨알같이 적은 편지를 들고 나섰다 그러나 용기가 없어서 끝내 전해 주지를 못하고
돌아 나오기를 여러번 했던 것 같다 그 당시는 사랑이라기 보다는 思慕가 더 애련하였다 아니 짝사랑이라고 했던가
어른들 무서워서 함부로 이성을 만나지 못하던 그때 그 시절은 다들 그랬었다 학교에 갔다 오면 농사일 거두느라 연애질 같은 것 아예 눈뜰 시간이 없었다 공부 한다기 보다는 책상에 앉아 落書를 더 많이 하였고 참고서보다 밤낮으로 더 재밋게 읽었던 삼류 愛情小說 어쩌다 책상에 앉아 시험 공부를 하여도
영어 단어가 눈에 보이지만 머릿속에는 잡동사니만 가득하였다
표현하지도 못한 채 애절하게 가슴 조이며 다가 오는 사랑이
그대로 스며 들어 오지만 맞이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었다 미처 사랑의 깊이를 알지 못하던 까까중 머리로는 '그 집앞' 의 노래 가사가 哀慕의 노래였는지 그 깊이를 알지를 못 하였다 그리고 어느덧 나이가 들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던 어느 날 문득 이 노래가 가슴속으로 여울지고 있었다
방학때면 그녀의 집이 내려다 보이는 뒷 동산으로 올라가 우물가에 그녀가 나오길 기다렸지만
저녁 연기만 피어 오르고 금새 나타나서 내 눈에 보일듯 했지만
그녀가 보이지 않자 안절부절하길 한참이었다 그래서 다시 쌩뚱맞게 휘파람을 불어 보기도 하고 唱歌도 부르고 해가 지도록 추위를 무릅쓰고 기다렸지만 虛事였다
그래서 우연을 가장하여 만나려하면 오히려 더 만날 수 없었고 애만 태우고 속만 태우고 히루가 또 그냥 지나갔다
정말 그땐 왜 그랬을까?
하지만 내 젊은 날 추억으로 만들어 준 그 소녀 그리움이란 수줍어서 그 속내를 들어내지 않고 담아두는 것이기에 그 순간만은 설레이고 행복했으리다 유치환의 詩 "행복" 처럼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순수했던 그 시절
모든것 하나 하나가 지금은 사연이 되어 그리워진다
세월이 너무 빨리 흘렀기 때문에
추억에 잠길 노래 속의 "그집앞" 은 지금은 큰길이 나서 남아 있지가 않다 집은 이미 허무러지고 그곳에는 새로운 농로가 만들어지고 묵정밭이 되었고 수목이 우거져 아무런 흔적도 남겨 놓지 않았다 젊은날이 어느덧 이 만큼의 세월을 가져다 주었으니 어찌하랴 다시는 돌아 갈수 없는 지나간 시간들 어찌하랴 정말 어쩌랴 정말로 . . . . .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헤어지고 또 다시 만나고
그렇게 못다한 사연들은 TV라디오에서 드라마로 대신 하였다 '그집앞' 노래와 같은 애절한 사연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다 가을이 되면 떨어지는 낙엽처럼 무심하게 덧없이 세월이 갈 때면
깊이 파고 들어와서 머리속에 머물기에 여러 날이다 그래서 추억과 함께 그리움을 추가해서 조용히 불러본다 그시대 사람들의 아품을 달래주던 이 노래를 明曲으로 추천한다 정말 보고싶은 그소녀를 추억하며 ......solsae.kns
가곡 그집앞 이은상작시 현제명작곡으로 1933년 작곡자 자신의 독창으로 발표 되었다 어렴풋한 내 기억으로는
이은상 선생님은 이미 기혼인 女人을 아마 親舊의 婦人이었다고 기억되는 여인을 思慕했다고 한다
사모하는 여인이 사는 집 앞을 지나가며
애타게 그리운 마음에 그 집앞을 지날 때마다 발 걸음을 멈추며
혹여나 사모하는 여인을 한 번 볼수 있을까하는
애절한 마음을 아름다운 詩로 그렸다고 한다
이 노래는 선율이 단조롭고
반주도 화음위주의 아담한 곡으로서 서글픔을 모두 자아내고 있다 이 가곡은 우리나라 성악가 중 오현명 선생님이 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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