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요칼럼

김추자 님은 먼 곳에

시인김남식 2010. 12. 22. 18:14

김추자 '님은 먼 곳에' (1970)

 

 

 

 

그녀의 등장은 가히 돌풍이라고 할 만큼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찰삭라붙는 판탈롱 바지에 마약에라도 취한듯한 뇌쇄적인 눈빛.

그리고 그보다 더 농염한 노골적 섹스어필  몸짓.

“노래는 무릇 얌전하게 부르는 것”이라는 명제가 통용되던 시기에 모든면에서 파격일색이었던

김추자의 등장은 대중음악계를 통째로 뒤집어놓은 혁명이요 대사건이었다.

 

이후 그녀는 정말 큼직한‘사건’들을 연이어 몰고 다녔는데, 그런 이미지로 각인된 데는 무대 내외에서 벌

어졌던 해프닝들(이를테면 부산 리사이틀 당시에 김세레나와 벌인 헤게모니 전투나 구혼을 거절당한 매

니저가 깨진 소줏병으로 그녀의 안면을 난장판으로 만든 폭행 사건,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했던 여러 차례의 성형수술, 대마초 파동, 간첩설, 노팬티설 등등등..)이 출처불명의 의심스런 마타도

와 뒤섞여 재생산 되면서 암울하던 시절의 사회면을 도배질(일설에는 사회적 관심을 정치에서 벗어나게

하기위한 정치적 공작설도 있었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단언하건대 김추자에 대한 평가는 좀 더 냉철하게 좀 더 음악적 측면에서 주시해볼 필요가 있

다. 그것이 그녀의 대표곡 ‘님은 먼 곳에’를 이 자리에서 꺼내는 이유다.

 

 

 

불후의 명곡  ‘님은 먼 곳에’는 1969년 11월 첫 방영된 동양방송(TBC)의 주말연속극 주제곡으로 먼저 공

개되었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 신중현 컴필레이션 음반에 공식적으로 발표된 노래다.

공교롭게도 노래를 처음 부탁받은 이는 김추자가 아니고 당대 최고의 스타 패티김이었다. 그러나 '스탠

더드 팝  발라드 스타일'을 지향했던 패티김은 당연히 방송사의 제의를 고사했다(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

두에게 잘된 선택이었다고 본다). “명마의 임자는 따로 있다”는 속설처럼, 그렇게 노래는 김추자의 품으

로 돌아갔고 노래는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나 승승장구 일기당천했다.

 

신중현이 곡을 쓴(작사 역시 신중현이 했다고 알려졌으나, 2006년 법원은 저작권 공방 끝에 드라마작가

유호의 손을 들어주었다.) 드라마틱한 구조의 소울 클래식 ‘님은 먼 곳에’는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었고,

‘늦기 전에’와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로 톱가수의 지위를향해 전력을 다해 바람몰이 중이던 신예가수

김추자는 이 한곡의 노래로 당시의 젊은 대중들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불멸의 디바..대형가수로 각

인 되기에 이른다.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망설이다가 가버린 사람

마음 주고 눈물 주고 꿈도 주고 멀어져 갔네 님은 먼 곳에

영원히 먼 곳에 망설이다가 가 버린 사람 . .

마음 주고 눈물 주고 꿈도 주고 멀어져 갔네

님은 먼 곳에 영원히 먼 곳에 망설이다가 님은 먼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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