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참 무량하오 - 주현미노래
주현미가 남자 가수와 정식 듀엣곡을 부른 것은 데뷔 이래 처음이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을 만든 작곡가 김희갑과 작사가
양인자 부부가 호흡을 맞춘곡이다.
이 노랫 말은 조선시대 명기 (名技)이자 송도(松都)의 보석이라 불리는 황진이(黃眞伊)와
명창 이사종(李士宗)의 사랑과 이별을 묘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몽인의 야담집 ‘어우야담(於于野譚)’에 보면 황진이와 이사종은 송도에서 처음 만난 후
당시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6년간의 ‘계약결혼’ 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온다.
이 노래는 두 사람이 헤어진 후의 고독과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다.
"그대 가슴에 파고들어가 그리움이 될라요. 허허바다 세상에서 우리 어찌 만났을꼬.
꿈같아라 우리 어찌 휘감겼을꼬."
송도에 ‘황진이’라는 이름난 기생이 있었다.
그녀가 기생이 된 동기는 15세 때 이웃 총각이 혼자서 황진이를 연모하다 상사병으로 죽었다.
장례행렬이 지나가는 도중 황진이의 문 앞에 이르러선 움직이지 않아서
열다섯 앳된 처녀가 된 진이가 평소에 즐겨 입던 속적삼과 꽃신을 주어 운구를 덮게 하니
비로소 상여가 움직였다고 전한다.
슬픔에 잠긴 진이가 얼마 후 기계(妓界)에 투신했다고 전해지지만 사실 여부는 알 수가 없고.
용모가 출중하며 뛰어난 총명함과 민감한 예술적 재능을 갖추어
그에 대한 일화가 많이 전하고 있다.
그 중에서 선전관 이사종과의 만남이 이 노래의 주제가 된다.
진이가 27세 때였다.
이사종이 중국에 사신으로 가는 길에 송도를 지나다가 천수원(天壽院) 냇가에서 말을 쉬게 되었다.
갓을 벗어 배 위에 덮고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면서 한가락 소리를 읊었다.
(천수원원터는 개성공단 조성지역 북쪽이라고 한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진이가 청아한 노래 소리를 듣고 이사종에게 접근하여 인연을 맺게 된다.
서로 자기의 심정을 이야기한 끝에 사종을 집으로 모셔 왔다.
며칠 동안 진이의 집에서 유숙한 사종에게 “당신과는 마땅히 6년을 같이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날 자기 집 재산 가운데에서 3년 동안 먹고 지낼 재산들을 사종의 집으로 옮겼다.
이렇게 그 부모와 처사 등 집안 살림 일체를 돌볼 경비를 마련한 뒤,
진이는 손수 혼수를 지어 입고 첩 며느리의 예식을 다 하였다.
사종의 집에서는 조금도 돕지 못하게 하였다.
이렇게 하여 3년이 흘렀다.
사종이 진이 일가를 먹여 살릴 차례가 된 것이다.
사종은 진이가 한 것처럼 정성을 다하여 갚았다. 그리하여 다시 3년이 흘렀다.
“이제 마침내 약속의 만기가 되었나 봅니다.” 진이는 이렇게 말하고는 미련도 없이 떠나갔다.
훗날 38세라는 짧은 일생을 불처럼 뜨겁게 태우며 살다 간 황진이는
병들어 죽으면서 유언처럼 한 마디 했다.
“내 평생 성품이 분방한 것을 좋아했으니, 죽거든 산속에다 장사지내지 말고 큰 길가에 묻어 다오.”
송도의 큰 길가에는 진이의 무덤이 있었다.
임제(林悌)는 평안도사가 되어 송도를 지나는 길에 진이를 추모하며
시조제문을 지어 묘에 바치면서 술잔을 올렸다.
우거진 청초(靑草) 골에 자난다 누었난다
홍안(紅顔)을 어듸 두고 백골(白骨)만 무쳣난이
잔(盞) 자바 권(勸)할 이 업스니 그를 슬허하노라.
시인이자 뛰어난 예술가였던 임제는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중화의식에 젖어 있는
조정을 비난했고 늘 나라를 걱정했다.
그래서 그의 벼슬길은 그의 강직함 때문에 순탄치 못했다.
풍류를 좋아했던 그는 평양으로 부임하던 길에 송도에 들러 황진이의 무덤에서 술을 한 잔 따르고
시조를 읊은 것이 문제가 되어 벼슬길에서 물러나야 했다.
조정의 벼슬아치로서 체통을 돌보지 않고 한낱 기생을 추모했다 하여
백호는 결국 파면을 당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를 않아 임종을 맞게 된다.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내가 이같이 좁은 나라에 태어난 것이 한이로다" 하고 눈을 감았다고 한다.
풍류정 가극 ‘선가자 황진이’에서 이사종(김광섭)과
가슴아픈 이별을 겪는 명월 황진이(황숙경)
사랑이 무량하오(Love Ever Flowing) 주현미. 케빈육
양인자 작사 김희갑 작곡
바람에 몸 맡기고 꽃잎 날리오
내 몸도 맡기고 날아 볼라요
내 몸도 따라서 날아 볼라요
불꽃에 폭죽 터지는 소리 들어보오
주어도 받아도 무량하오
사랑 사랑 사랑 사랑
그대 가슴에 파고 들어가 그리움이 될라요
별이로다 꽃이로다 그대와 난
음~ 내 사랑아 음~ 내 사랑아
허허바다 세상에서 우리 어찌 만났을꼬
꿈같아라 우리 어찌 휘감겼을꼬
하늘에 몸 맡기고 냇물 흐르오
내 몸도 맡기고 흘러 볼라요
내 몸도 따라서 흘러 볼라요
차 꽃향기 품고 그대에게 흘러 갈라요
흐르는 물처럼 끝이 없네
사랑 사랑 사랑 사랑
그대 가슴에 파고 들어가 그리움이 될라요
별이로다 꽃이로다 그대와 난
음~ 내사랑아 음~ 내사랑아
허허바다 세상에서 우리 어찌 만났을꼬
꿈같아라 우리 어찌 휘감겼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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