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야담설화

동숙의 노래 실화 그 사연

시인김남식 2005. 7. 24. 13:56

문주란 '동숙의 노래' 그 사연 그 이야기 솔새김남식

 

1966년 문주란의 데뷔곡 '東淑의 노래' 는 50년이란 세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시대를 뛰어 넘어 많은이들에게서 아직까지도 사랑받는 노래임은 틀림이 없다

특히 문주란 부른 1,000곡 노래중에서 최고의 힛트곡이다

이 노래는 슬로우고고 음악으로 술 좌석이나 노래방에서 유흥을 띄우는 노래로 오래전 부터

자리 매김 했지만 이 노래에 얽힌 기막히고 애절한 사연이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동숙의 노래 모태가 되었던 주인공 동숙의 애절한 사연은 매스컴을 놀라게 했다

당시 가발 공장에서 힘겨운 객지 생활하던 동숙에게 어느날 뜻밖에 사랑이 찾아 오게 된다
바로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던 그녀는 학원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는데

그러나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인생의 모든 것을 잃은 그녀는

배신에 복수로 선생님을 칼로 찌르게 되는 살인이라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게 된다

 

가난했던 그 시절 딸들은 부잣집 양녀로 보내서 재물을 얻어 오게 하거나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농사일 거들거나 도시로 나가 식모살이를 하게 했다
또는 제사공장 등에 취직해서 어려운 집안 경제를 책임지게 했으며

중고등학교 다니는 오빠와 남동생의 학비까지 부담해야 했던 시절이 우리에겐 있었다

그래서 당시는 맏딸은 살림밑천이라는 속어까지 생겼다

1967년 노래가 힛트하자 좀더 구체적인 사연이 당시 週刊紙에 싣리게 되고

그 자료를 보관하여 기억했던 solsae kns 이다

'동숙의 노래' 그 주인공의 사연을 논픽션으로 여기에 소개 한다.

solsae kns

'

'동숙의 노래' 가사에 얽힌 그 이야기 - 김남식

 

전쟁 이후 어려웠던 혼란기 시절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난 동숙은

충청남도 예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골에서 농사일을 거들고 있었지만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서울을 동경했던 그녀는 추석 명절 고향에 내려

한 동네 사는 언니를 따라서 서울로 무작정 상경하게 된다.
처음에는 시내버스 차장으로 전전 하다가 영등포에 있는 가발공장에 취직하게 된다.

가발산업은 6·25 전쟁 이후 1970년대 초까지 단일 품목으로 의복, 합판에 이어서

세번째로 많이 팔리는 대표적인 우리나라 수출 상품으로 당시는 경제발전에 효자 노릇을 하였다
밤낮으로 일해서 번 돈으로 소작농 하는 아버지에게 처음에는 소를 사 주었고

그리고 이어서 이듬해는 적금을 타서 논밭을 사 주었다.
한 푼도 쓰지않고 돈 벌어서 꼬박꼬박 시골로 보내는 그녀가

부모에게는 참으로 대견하고 기특하여 너무나 고마운 존재였다.

어쩌다 명절에 시골에 내려가면 부모님과 가족들이 신주(神主) 모시듯이

그녀에게 잘해 주었고 객지에서 고생 한다며 고맙다는 감사의 표시를 수없이 하였다.
그녀는 이 한 몸 고생해서 가족이 잘 살고 모두가 편하면 그만이다는 생각에 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기고

더욱 더 절약해서 동생들 대학이라도 보내라며 부모님에게 월급을 거의 다 내려 보내게 된다.
정작 본인은 먹을 것 입을 것도 아니, 화장품도 제대로 쓰지 못 했던 그녀였지만 마음은 한결 편했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서 동생들도 이젠 다 자랐고 시골집 생활도 예전 보다는 월씬 낳아졌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자신을 돌아보니 그녀는 이미 서른에 가까운 老處女로 변해 있었다.
벌써 동생들은 결혼 했지만 자신은 시집도 못 간채 기숙사에서 옹졸한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을 돌아 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던 그녀는 뒤늦게 후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부터는 자신에게 투자 하기로 결심하고 책을 사서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위해서 피곤함도 잊은채 퇴근 후에는 공장 문을 나섰다
종로에 있는 검정고시학원에 등록을 하고 만학의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어려서 부터 책을 좋아했던 그녀는 국어 선생님이 되어 글도 쓰고 싶었다.
낮에는 가발공장에서 밤에는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한 덕에 중학교졸업 검정고시에 합격을 하게 된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 공부도 잘 되었고 내친 김에 고등학교 검정고시까지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주경야독(晝耕夜讀)을 격려해 주는 박철호(가명) 선생이 자신의 눈에 들어왔다

총각인 박선생은 그녀에게 각별히 친절하게 대해 주었고

어느날 부터인지 동숙은 선생님에게 자신을 의지하며 배움을 계을리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만학의 용기를 주는 선생님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친해지게 되었고
동숙은 자신도 모르게 그를 좋아하게 되면서 커다란 변화가 생기고 말았다.

선생님의 자취방까지 찾아가서 밥도 해 주고 옷도 빨아 주며 그녀는 장래까지 약속했다.

잠시라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면서 자신만이 느끼는 행복에 젖어 있었다.

일요일 함께 소풍가는 날은 김밥을 싸면서 장래 선생의 사모가 되는 야무진 꿈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몸과 마음을 그리고 용돈까지 선생님에게 아낌없이 투자를 하게 된다.

이런저런 핑게로 박선생이 더 많은 돈을 요구해 와도 순진한 그녀는 거절하거나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동숙은 장래 남편감으로 굳게 믿고 매일 같이 장미빛 꿈으로 아름다운 청사진을 그렸다
그런데 그러한 행복의 순간도 잠시였다

바로 경제 발전의 기초가 된 전자산업에 밀려 가발산업이 점차 퇴로에 밀리자 다니던 공장이

부도로 문을 닫게 되었고 그리고 동숙은 그만 직장을 잃게 된다.

자신을 위해서 저축한 돈이 없는 그녀는 수업료가 밀리게 되자 학원을 나가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직장을 곧 바로 구하지 못한 동숙은 ​안절부절하며 며칠간 고민에 고민한 끝에

​시골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고향으로 내려 오게 된다.

선생님과의 결혼 약속, 그리고 애써 맺은 인연을 잃지 않으려 했던 그녀가 아니였던가?

자신의 포부를 이야기 하며 공부해서 야간대학에 가겠다고 부모님에게 말하자
"야! 공부는 무신 공부냐. 여기 있다가 좋은데 시집이나 가라."
지금까지 자신이 벌어다 준 돈에서 학원 가겠다고 조금만 도와 달라고 부탁 했지만

냉정하게 거절하는 부모님이 몹씨도 야속하고 서운했다

오랫동안 가족을 위해서 희생했던 자신이었지만 돌아보면 아무 보람이 없다는 것을

문득 알게된 동숙은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고 한없이 눈물만 흘리게 된다.
그리고 꼭 성공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며 며칠 후 다시 서울로 올라오게 된다

 

지금은 어렵고 힘들겠지만 동숙은 장래 희망의 푸픈 꿈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특히 어떻게 만난 내 사랑인데 하며 선생님에 대한 각별한 기대와 욕망이

자신이 관리하기에는 이제는 너무나 컸었다.
서울로 올라온 그녀는 친구에게 간신히 돈을 빌려서 한 달후 학원에 다시 등록하게 된다.
그러나 싸늘한 소식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선생 약혼자가 있드라. 이번 가을에 결혼한데. 나쁜 자식아냐?"
"순전히 너 등 처먹은기라. 이 지지배야. 그넘 사기꾼이다."
학원 동료들이 전하는 말을 도저히 믿을수 없었던 동숙은 박선생을 만나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며 어렵게 학원 근처에 있는 다방에서 그를 만났다
그러나 이미 돌아서 가려는 박선생의 사랑은 너무나 차겁고 싸늘했다.

"너와 난 제자와 스승이야. 내가 어떻게..... 그리고 네가 좋아서 날 따라 다녔잖어?

쓸데없는 생각말고 이번에 고등학교 검정고시나 잘 봐"
"........"
억지로 이를 악물고 나오는 눈물을 삼킨 동숙은 더 이상 선생님과의 긴 이야기가 필요 없었다

다방을 나오면서 온갖 생각이 교차 되면서 눈물이 한없이 흐르고 있었다

누굴 원망 할 수도 없고 자신이 바보 무지랭이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지만 때가 늦었다

어려서 부터 동생들 때문에 부모님의 사랑도 받지 못한 그녀였기에 슬픔은 더 했다

그래도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선생님에게 배신을 당한 동숙의 마음은 찢어지듯 아팠다.

길을 걸으며 울어도 울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녀의 푸른 꿈이 차가운 바람속에서 산산 조각되어 어느새 허공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가족들에게 희생 당하고 살아 온 그녀에게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박선생의 배신은 큰 충격에

자신을 비관하며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서 미움과 증오를 느끼게 된다

한 남자에게 농락을 당했다는 느낌을 받은 그녀는 식사도 거른채

혼자서 속 앓이와 번민으로 며칠간 누워 있다가 드디어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그녀는 동대문 시장에서 비수의 단도 칼(손에꼭 쥐어지는 작은칼)을 사서 가슴에 넣었다.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핼쓱한 모습으로 동숙은 다음날 학원에 나 갔다

아무 일 없는듯이 태연하게 그날 따라 맨 앞자리 책상에 앉았다
이어서 수업이 시작되고 박선생이 칠판에 필기를 마치고 막 돌아 서려는 찰나에

동숙은 怨恨에 맺힌 선생님 가슴에 비수의 칼을 꽂게 된다.
"이, 나쁜 자식!"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일어난 발작이었다.
비명 소리에 선생님은 쓰러지고 학생들과 교무실에서 사람들이 몰려 나왔다

결국 동숙은 살인 미수죄로 경찰에 붙잡혀 가는 신세가 되고 선생은 곧 바로 병원에 후송되었다.

 

그리고 며칠후 종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도 동숙은 한없이 눈물만 흘리게 된다.
"어찌 됐나요? 제가 잘못 했어요. 순사님(경찰)! 제발 선생님만 살려 주세요"
순간의 착각과 실수로 잘못을 저질러 놓고 때늦은 후회를 하고 있었다
시골 내려가서 부모님에게 좋은 소리 듣지 못한 채 서울로 올라 온 그녀가 아니었던가?
그래도 한가닥 희망이였고 믿었던 사랑하는 그 사람까지 배신으로 돌아서자

부모님에 대한 화풀이가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수사관에게 선생님의 안부를 더 걱정하고 있었지만 이미 때가 늦은 후회였다.
그리고 재판결과 살인미수로 무기형 받는다

가난 때문에 오직 자신은 돌보지 않고 가족만을 생각했던 동숙이었다

 

뒤늦게 얻은 사랑도 지키지 못한 채 쓸쓸하게 그녀는 不運을 맞게 되는데

당시 그 사건은 토막 뉴스로 짧막하게 新聞의 휴지통 난에 실리게 된다

가사의 素材를 찾던 한산도 선생이 그 기사를 보고 직접 면회를 다녀 와서

슬픈 사랑에 결말과 비극적인 동숙의 인생 사연을 토대로 하여 가사를 쓰게 된다

그리고 백영호선생이 곡을 붙인 노래가 바로 문주란이 부른 "동숙의 노래" 이다

1967년 노래가 힛트하자 좀더 구체적인 사연이 週刊紙에 싣리게 된다

그 자료를 보관 기억했던 solsae kns 이다

 

동숙이라는 여자 이름이 들어 간 '동숙의 노래' 는 그 가사를 잘 음미를 해 보면

지금까지 읽어 내려온 위 사연 그대로 그녀에게 同情이 가는 노랫말이다

특히 멜로디가 스로우 고고풍으로 흥을 돋우는 曲으로써

동숙의 애절한 사연을 신나는 곡으로 보상을 해주지를 않았나 유츄해 본다.

2002.11.03 原作 solsae kns

*순사 ; 옛전에는 경찰을 일본식으로 순사라고 불렀다

단도칼 ; 옛날에는 호신용이라고 해서 시장 가판대에서 팔았다

 

 

앨범 자켓은 1967년도에 발간된 것으로 당시 여고 1년생 이었던 문주란 모습이다

1966년 당시 10대를 벗어나지 않은 애띤 16살의 소녀 문주란이 동숙의 노래로 데뷔 하게 되는데

학생 가수라는 타이틀 때문에 논란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노래가 힛트 하자 문주란은 가수의 길로 들어섰고
낙조. 타인들. 파란이별의 글씨. 돌지않는 풍차등 많은 힛트곡을 내면서 승승장구하게 된다

 

동숙의 노래 - 한산도작사 백영호작곡

 

너무나도 그님을 사랑했기에 그리움이 변해서 사무친 미움
원한 맺힌 마음에 잘못 생각에 돌이킬 수 없는 죄 저질러 놓고

흐느끼면서 울어도 때는 늦으리 ~ 때는 늦으리 ~

 

님을 따라 가고픈 마음 이건만 그대 따라 못 가는 서러운 미움
저주받은 운명이 끝나는 순간 임에 품에 안기운 짧은 행복에

참을 수 없이 흐르는 뜨거운 눈물 ~ 뜨거운 눈물

 

그후 이 노래는

1967년 7월 개봉 된 映畵 '최후전선 180리" 주제가로 전격 삽입 된다

남궁원, 이대엽, 김석훈, 태현실이 출연을 하며 특히 영화속 女 主人公 이름이 '동숙' 이다

 

영화 '최후전선 180리' 줄거리

 

영화의 시대 배경은 6,25 전쟁 당시로 화약고를 폭파하고 보급로를 차단하는 등 작전 임무를 맡아서

북에 침투한 특전대원 한 명(남궁원)과 북에 사는 동숙(태현실)이라는 여자와

둘이서 임무를 완수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남궁원이 다시 남으로 내려 가는데 사랑하는 애인과 함께 내려 갈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동숙은 愛人만은 살려 준다는 인민군 꼬임에 빠져 특전 대원이 숨어 있는 곳을 밀고하게 된다

그러나 나중에 거짓임을 알게된 그녀는 달려 온 적군과의 치열한 교전 끝에

그 자신이 적군의 총탄에 맞아 사랑하는 애인 품에 안겨 숨을 거두는 내용으로

특전사 軍歌 '검은 배레모'(쟈니부라더스 노래)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난다.

(최근에 방영한 KBS 6.25특집 드라마 "戰友"와 비슷하다)

영화는 흥행에 실패 했지만 영화 주제곡으로 삽입 되었던 동숙의 노래는 크게 히트해서

신인가수 문주란을 하루 아침에 스타로 만들었고 그녀의 대표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시대를 초월해서 대중들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이며

특히 작곡가 백영호의 대표곡이다.

문주란은 첫사랑 실패의 아픔으로

남양주 북한강가에 있는 라이브 카페에서 음악과 함께 이웃을 도우며 독신으로 지내고 있다

춘천고속도로 서종IC에서 청평방면으로 391번 지방도 타고 8km 남짓 올라 가다보면

이태리풍의 하얀색 라이브 뮤즈카페가 바로 그곳이다.

 

 

2016.05.23 수정

'필서 > 야담설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원사 명부전  (0) 2009.08.22
수경원  (0) 2008.09.18
방인근 서리맞은 국화  (0) 2008.07.17
단종 누나 경혜공주  (0) 2007.06.30
황진이 - 사랑이 참 무량하오  (0) 2006.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