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어린아이 솔새김남식
며칠전 안양을 가는 길에 지하철을 탔다
밖은 비가 오려는지 구름이 내리앉고 온통 세상이 뿌옇다
차안은 양쪽 좌석으로 사람들로 가득했고
4살짜리 남자 아이와 엄마가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엄마와 아들 모자(母子)는 재밋는 개임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너무 큰 소리로 떠들면 엄마는 아이에게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어린아이는 더 깔깔웃고 엄마에게 재롱을 하고 있었다
지하철 사람들은 멍한 모습에 서로 묵답으로
마침 앞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지하철 어린아이의 재롱에 피식 웃으며
너도나도 모든 사람들이 웃고 있었다
조용하던 지하철이 그 어린아이 덕에 모두 웃을 수가 있었다.
한마디씩 모자에게 덕담을 건네고
잠시 분위기가 밝아젔다
어린 아이가 저렇게 키우는 재미가 있는데
결혼도 않으려 하고
또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할까 생각해본다.
하튼 서울에서 그 먼 길을 가는데
지하철 어린아이 때문에 구준날씨로 우울했던 기분이 아주 좋았다
예전에는 어린아이가 차안에서 울고 떠들면
모두가 싫어하는 눈치였는데
지금은 어린아이들 보기가 힘들기 때문인지
웬지 그리 싫지가 않았다
그 아이 덕분에 오늘은 즐거운 지하철 여행이였다.
sols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