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生活수필

외도外道

시인김남식 2007. 12. 25. 18:57
외도(外道)    솔새김남식



겨울 찬바람에 눈빨이 날리던 며칠전 어느날 늦은 저녁 9시 30분쯤
광화문 교보빌당앞 버스정류장에서
색다른 모습의 중년의 남녀가 내 시야에 들어 왔다
어느 회사의 중역쯤으로 보이는 남성 옆에 발을 동동 구르며
짖궂은 장난을 하는 긴 바바리 코드의 생머리를 날리는 엘리트 여성
남자의 오바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 잠시도 가만있지를 않는다
호기심에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마치 영화 러브스로리를 보는듯 했다

잠시후 버스가 도착하자 그들은 젊은 연인들 처럼
여자가 먼저 그 자리를 출발하자
버스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남자가 손을 흔들고
그리고 잠시후 그는 또 다른 버스를 타고 각자
다른 방향으로 돌아 가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그들은 분명히 로맨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되었다
그들의 짧은 대화와 행동을 복잡한 도시의 퇴근길에서
얼핏 귀동냥을 들으면서 대리 만족으로 잠시 부러움을 느꼈다

1920년대 부부관계의 밖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으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과 극작가 김우진의 사랑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두사람은 현해탄에서 투신 자살을 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시대를 앞서간 고독한 사람들에 낭만적인 사랑이야기였다
윤심덕은 죽기 사흘전
이바노비치의 '도나우강의 잔물결'에 가사를 붙여 '사의 찬미'를 노래했다
그리고 인생이 별거냐고 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죽음을 택했다
두 사람은 정말 모모한 짓이었을까?
판단은 여러분이 하길바란다



가정을 가진 사람이 연애를 하면 다 나쁜가?
외도(外道)를 하면 나쁜 것일까
남편 몰래 아내 몰래 연애를 하면 정말 죽일년놈이 되고 마는가?
근데 모른긴 몰라도 이땅에는 수많은 사람들
남편 몰래 아내 몰래 타인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사랑을 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만끽 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많치 않을까 싶다.
특히 휴대폰과 인터넷이 보편화 된 지금에 이르러서는
남녀의 만남은 예전보다 훨씬 편하고 더 용이 해졌다
즉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흔히 가정을 가진 사람이 다른 남녀와 사랑에 빠지면
불륜이라고 이름 지우고 파렴치 하며 죽일년 놈으로 매도하고 돌을 던진다.
과연 이러한 것이 옳기만 한 것일까?

요즈음 드라마에는 그런 내용이 대세로 절대 우선이다
도덕적이라든가 윤리적이라는 말은
모두 어릴적부터 교육으로 머리속에 박혀있는
하나의 관념이고
사람은 누구나 더 좋은 이상적인 사랑을 찿고 꿈꾸는 본성이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마음은 교육이나 관습하고는 아무 상관없고
인간이 태어날 때 부터 가지고 나오는 아주 자연스런 것이다.

이런 것을 억지로 교육이나 사회적인 관습으로 억누를려 하면
표면적으로는 또는 일시적으로는 가라앉아 있겠지만
언제나 기회가 되거나 상황이 온다면 다시 표면 위로 떠 오른다.
그 사랑이 탐욕이나 욕정에 길들여 지지 않아 있다면
그 사랑은 나쁘다고만 매도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이혼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절재하지 못한 탓이다.
사랑은 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인간만이 표현할 수 있는 행태이다.
가장 고귀한 인간의 정신형태 또한 사랑으로 표현된다.
사랑은 고귀한 것으로 진실한 사랑을 하면 그 상황이 어떻든 간에
그들은 시인이 되고 예술가로 바꾸게 한다
진실한 사랑을 통해서만 둘이 아닌 하나가 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이 필요한 사랑 자기의 모든것을 다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

이제껏 했던 그어떤 사랑보다도 더 감동있고 남이 부러워 할
순정의 사랑을 한번 못 해보고 관습에 얽매여 세상을 끝낸다면
그 또한 인생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까?



중년의 사랑이 무엇보다 어려운 건
자신의 인생 보다 더 커버린 현실에 몫이며
모든 걸 팽개치고 불속에 뛰어 듬으로써 불륜으로 매도하는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으로 범죄라는 시각을 먼저 들이대는 사회의 편견이다
그래서 중년의 사랑은 아침 이슬처럼 영롱하게 빛났다가

어느 날 흔적없이 사라지는 허무한 사랑이 될수도 있다.
세월이 만들어 준 것으로 눈치 코치를 다아는 노련한 사랑으로 때로는
눈물도 수반 할 수도 있는 사랑이기에 상대를 힘들게 하는
그래서 중년에 사랑은 그 만큼의 이별도 함께 잉태 할 수 있는 사랑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있는 듯 없는 듯하여 서로에게 욕심하지 않은 가끔씩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사랑
조급함으로 인하여 상대를 힘들게 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배려 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랑이어야만이 오래 지속 할 수가 있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현명한 사랑을 한다

자신의 삶이 무료하다면 모험을 한번 걸어 보세요
상대에게 미안하다는 그것 대신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한 사랑
어쩌면 짝사랑일 수도 있겠다.
중년의 사랑은 드러낸 사랑 보다 몰래한 사랑이
노년의 삶을 더욱 풍요로울수 있기에 사랑할 능력 있다면 하세요.
단 돈이나 욕정이 수반되는 사랑은
금새 파탄이 온다는 것을 전재를 하고 성숙한 사랑을 하여야한다
2007.12.15 k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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