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전래동화

여우와 곰

시인김남식 2012. 12. 5. 18:20


여우와 곰
 
여우하고는 살아도
곰하고는 못 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우랑 결혼했습니다.
살림 잘 하고 아이 잘 키우고
한없이 행복했습니다.

아이가 커 가면서
학원비, 과외비, 교습비, 돈 타령이 시작되었고
아내는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피곤해서 붓고 열 받아서 먹고
운동은 하지 않고
밥은 두그릇 씩 이나 비웠습니다.
결국 곰이 되여 버렸습니다.

아이에게도 빵점입니다.
남편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이 두개 빵점입니다.
옆구리 쿡쿡 찔러도 반응이 없습니다.
저녁엔 코만 곱니다.
이젠 여우랑 살고 싶습니다.
남은 여생은 정말로 여우랑 살고 싶어요.



2012.03.24.k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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