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書/단편소설

5. 기대선 사람

시인김남식 2012. 9. 5. 10:55


5. 기대 선 사람    솔새김남식


한해를 보내고 신정연휴가 지난 며칠 후에 혜진이 생일을 맞이 하였다. 그들 친구들과 함께 나드리에서 저냑 식사를 함께 하였다. 그들과 함께 끝까지 있고 싶었지만 집에서 해야 할 일이 있기에 일찍 돌아 왔다. 그날 이후로 현우에 마음은 언제나 밝아 있었다. 그리고 집에서는 몰라도 회사에선 혜진이 생각으로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그렇다고 아내에게서 사랑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권태기도 아니었다. 무작정 어찌 하려고 그에게 접근하며 그 이상을 생각하고 만나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가끔 그를 만나 젊은 세대들의 인생관과 그리고 자신의 인생관을 논하면서 반복되는 직생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그와 같이 있음으로 풀어보려 하였다. 또 그런 것은 모두가 바라는 기대였고 그러나 자주 만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 했지만 그것은 마음 뿐 지켜지지 언제나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에서 뜻하지 않은 일이 현우에게는 생겼다. 삼월 정기 인사 발령에서 누락이 되었으며 그것도 보직없는 대기 발령이었다. 입사 5년만에 대리로 승진 되었고 주위에선 곧 과장으로 승진 될 것이라고 예견을 하였으나 모두가 빗나가고 말았다.

행복한 모든 순간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마치 세상이 끝 난 듯한 생각에 어찌해야 할 지 현우는 정신이 없었으며 살아 가야 될 모든 힘을 잃어 버린 것 같았다. 회사생활에 자신은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기대에 어긋나고 말았다. 몇 해 전 친구들이 이직을 권했을 때 왜 진작 옮기지 못 했을까 후회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에 현우 입장은 옮길만한 마땅한 곳이 주위 엔 없었다. 그렇다고 자존심을 앞 세워 지금에 직장을 박차고 나와 새로운 길을 찿기에는 이미 늦었고 서툰 판단으로 거리에 실업자는 되기 싫었다. 어쩌면 그런 것 들은 고용주들의 횡포라고 하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 현명한지도 모른 일 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어쩌든 어려운 시기였다.

"앞집에 유림이 아빠는 이번에 차장으로 승진 되었다는데 당신은 어떻게 됐어요 "

회사에서 현우 위치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아내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현우는 아내에게 미안하기 보다는 자신의 무능함을 탔하고 있었다. 같은 처지에 동료들이 있어서 위안은 되었지만 자기 위치를 찻으려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현우도 제자리에 설 수있는 힘을 얻으려 하였지만 기회가 주어지질 않았다. 회사에 출근을 하였지만 현우가 해야 될 일은 없었고 그냥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가족들에 대한 책임 보다도 자신의 이런 모습을 혜진에게 무어라 설명하고, 이해를 얻어야 할지가 더 걱정이었다. 일생에 단 한 번 뿐이라고 생각한 혜진이 와의 만남도 이젠 아무 의미없이 끝나지나 않나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언제나 가정에 충실했던 현우였다. 어쩌다 우연히 그를 만난 짧은 인연이 되었는데 이제 자신이 없어 그의 앞에 나서지를 못하는 것이 아닌가 했다. 자신을 감추기 위한 방법으로 가정생활에 더욱 충실 했다. 그와의 만남은 자신의 일생에 더 없는 삶에 촉진제가 되지 않겠는가 생각을 하였다.

지금은 혜진을 만나서 무어라 설명을 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어떤 친구는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번에 사업을 하겠다며 사표를 내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현우는 그렇지를 못 하였다. 아니 언제 가는 자기를 재 신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그때 사표를 내는 것이 현명 한 것 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와서 이대로 회사를 떠날 수는 없었다. 신임을 얻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 두는 것이 현우에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대기발령 소식은 다음날 아침에 회사 게시판에 공고가 되었다.

이제 전사원이 알게 되었다. 삼삼오오 모여서 인사 소식을 애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이러한 대기 발령이 있지 않는가 걱정을 하고 있었다. 현우는 갈 곳이 없어 남아 있는 것처럼 느끼고 조금은 의기 소침 해 있었다. 그런던 어느 날 현우에게 혜진은 다가 와서 위로의 말을 한다.

미안해! 이런 모습을 보여서

혜진에 손을 잡고 현우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대리님! 용기를 가지세요. 모든 일이 잘 될 거예요

그의 위로의 말을 듣고 현우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 앞에 눈물을 보이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누군가 옆에 있어 주길 바라고 있었다. 오랜 침묵 끝에 한숨을 쉬고 있는 현우는 마음은 찹찹했다. 더 이상의 아무런 대화도 하지 못했다. 그날 퇴근길에 길목이라는 주점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곤경에 처해 있는 입장을 서로 이해하며 혜진은 현우의 술친구가 되어주었다. 술챈 현우의 목소리는 횡설수설 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내 쫓김을 받고 있는 자신을 혜진은 지금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신을 꾸짖고 있었다. 결국 그날 그가 배웅 할 정도로 엄청나게 술을 마셨고 다음날 회사에 결근 하였다. 현우는 곰곰히 생각했다.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자신에 위치를 빨리 찾아 가는 것이 아내에게, 그리고 혜진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회사에 사표를 내려고 하였지만 그것을 적극 만류하였다. 출근하여 하는 일 없이 회사 내를 배회하고 그냥 자리를 지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면 된다는 자신을 가진 현우는 누가 시키지도 않아도 생산현장에 나가서 어려운 일을 하였다. 혜진은 현우의 마음을 아는지 가끔은 그에게 다가 와서 미소를 보여 주며 용기를 주었다. 아직 자신의 위치를 찾기에는 회사에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았다. 가끔은 그와 마주 않는 시간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자신감을 그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그녀와 자주 만나는 예나찻집 그리고 서교경양식에서 힘을 달라고 주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앤머래이에 ‘YOU NEEDED ME'의 노래를 들려 주며 자신을 잃어 않도록 힘을 주었다. 현우의 주문에 혜진은 싫어하지 않은 듯 내색하지 않고 위로 해 주었고 혼자서 걸을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었다. 그런 부담을 혜진에게 안겨 주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현우는 그에게 온 힘을 다 하였다.

혜진아 ! 어쩜 널 좋아 할 런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가끔은 그에게 이런 엉뚱한 말을 하기도 하였다. 결국 그로 하여금 인생에서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어느 때 부터 인지 차츰 충전되어 일어서고 있었다. 혜진을 이해 하려고 하면서 자신의 입장도 모른 채 그에게 매달리는 것은 바보라고 생각했다.

혜진이 베푼 동정으로 오해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현우였다. 그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워 주는 것 같아 미만해 하면서도 허공 속에서 자꾸만 그에게 매 달리고 있었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를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가슴은 언제나 우울증으로 가득했고 현우 자신의 결함을 탓 하면서 마치 그녀에게 그것을 부담 시켜 주려는 것 자체가 어쩐지 나쁜 일이였다.

그러나 현재의 입장이 마치 이렇게 되리라고 예언 한 것 처럼 신은 현우에게 혜진을 주었는지 모른다는 정말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어쨌든 그에 대한 생각은 차차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를 생각하고 그를 위하고 그를 사랑하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현우는 그런 현실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얼마 전 겨울여행을 다녀왔었다. 항상 철없는 부질없는 바보스러운 어리석은 생각이라 하면서도, 혜진이에게 자신의 올가미에 씌우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 올가미를 벗어나려고 하는 혜진과, 언제나 만나면 다툼이 잦았다. 현우의 과욕에서 모든 싸움에 시작이 되었다.

 

 

그 날도 아무 일도 아닌것 처럼 생각 하면서도 이상한 감정은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다툼이 되었던 것이다. mbc앞에서 그와 말다툼의 오해를 확인해야 할 필요를 느끼면서도 혜진과 약속이 쉽사리 되질 않았다. 그녀가 보고 싶다는 것 보다도 그녀의 뜻을 알고 싶었다, 하루가 지나고 또 다음 날을 기대 하였지만 그녀에게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러나 토라진 사람에게 먼저 만나자고 제의를 했다가 거절하면 그를 그냥 놔두지 않았다. 세월의 시간은 하루, 일주일 그리고 지나가고 있었다.

혜진이 스스로가 제풀에 걲이 듯 놔두고 싶었지만 현우의 초초한 마음은 모든 것을 허락지 않했다.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하면서, 회사 일에 열중하려 하여도 그 때문에 손에 일이 잡히질 않았다. 현우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언제 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었다. 일방적으로 혜진을 만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늘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대의 버스가 지나가도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미 시간은 저녁 9시를 지나고 있었다. 막차까지 기다릴 생각 이었다. 일찍 집에 갔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도 곧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되어서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포기하고 뻐스 정류장을 나서야 했다. 예전에는 집에 있는지도 확인 전화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에 그는 그럴 수가 없었다. 허전한 마음을 억누르고 껌뻑 거리는 신호등을 뒤로 한채 지하도 계단을 내려갔다. 그런데 맞은편 계단에서 친구들과 벽장대소를 하며 그녀가 올라 오고 있었다.

집으로 가는 막차를 타려고 오고 있는것 같았다. 친구들 때문에 그에게 기다렸다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못 본 것처럼 외면한 채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뜻밖에 현우를 따라 오고 있었다. 늘 그런 것을 원했고 당연히 그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 하였다. 현우는 어쩜 그런 사랑을 오래도록 기다렸을 것이다.

오래 기다렸어요.”

“,,,,,,,,,,,,,”

현우는 대답을 하지 않고 걷기만 했다. 혜진은 갑자기 현우 손을 잡고 상당공원 근처에 분식점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무슨 이야기라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식당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많았다. 잘 먹지도 않는 떡볶이를 우선 그냥 시켰다. 그는 먹지 않고 내게 먹으라고 수저로 권했다.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혜진아! 우리 정말 이래야 돼 .,,,,,,,,,,오해가 있으면 풀어야지 ?”

오늘 친구 모임이 있어서 어디에 가는 길이예요

참 친구들 미안해서 어떡하지?“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 곧 가야 돼요. 애들이 기다려요

우리 모든 것을 순리대로 풀자 응!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또 그것이 편 할지도 모르니까

현우의 어떤 욕심없이 그리 커다란 부담을 갖지 말고 넓은 도량을 베풀 수만 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만나지 않아야 한다면서, 왜 그런지 쉽게 그렇지를 못하는지,,,,,,,,,,,.”

혜진아! 어렵게 생각 하지마.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거 내가 더 잘 알고 있어! 알았지?”

지금은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알았어 네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았으니 됐어?”

미안해요 가끔 짜증 내는 것

혜진아 어서가봐 친구들이 기다리잖니?”

약속이 있다는 헤진을 오래 붙잡고 이야기 할 수가 없었다. 바쁜 듯이 뛰어 가는 혜진이의 뒷 모습을 얼마 동안 바라보다가 현우는 시내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 그를 만난 것은 아주 잘 된 일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은 아주 가벼웠다. 헝크러진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부디 사랑을 위해 사랑 하였거든 이별 역시 사랑을 위해 하여 주십시오,’

여러날 혜진이에게 연락하지 않고 만나지도 못했다. 산에는 초목이 푸르고 계절은 봄을 훨씬 지난듯 한낮에는 제법 더위를 느끼게 하였다. 그에게서 연락이 오기를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다. 자신없는 현우의 사랑이기에 그에게는 먼저 연락하지 않겠다고 자신을 꾸짖는다. 이제 회사 근무에 충실 하였다.

그러나 퇴근길에는 친구들과 술 한 잔도 했지만 그런 것 들은 현우의 마음을 돌려 놓지를 못하였다. 이제 산과 들에는 봄이 찾아와 벚꽃은 붉게 물들고 개나리는 노랗게 피었다. 사람들의 가벼운 옷차림에 봄은 소리 없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보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고 결국 그에게 전화를 해야 했다 이 주일 만에 서교에서 그를 만났다. 오랜만에 밝은 웃음과 즐거운 시간을 같이 할 수 있었다.

혜진아 ! 우리 더 생각을 많이 하자.”

“,,,,,,,,,”

그녀는 항상 현우의 이야기만 듣고 있었다.

혜진아 왜 내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 연락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안되는 것을 어떡해!”

사실 저도 그 일로 인하여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요.”

미안해 혜진아! - 난 미안하다는 말 밖에 못 하겠어

제 입장에 서서 생각좀 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미안해.”

두 사람은 어느새 마음이 하나가 되여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강가엔 분홍빛의 벚이 물들고 개나리는 노랗게 피여 있었고 지나는 사람들의 가벼운 옷차림에 마음이 편한 한 것을 느겼다. 봄 이라고 하지만 바람은 차가웠다. 버스 정류장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현우는 해마다 J시에 열리는 벗꽃 구경을 가자고 그에게 제의를 하였다. 아주 조심스럽게 그가 화를 내지 못 하도록 차분히 설명 하였다.

그리고 복잡한 생각들을 떨처 버리기 위해 이 곳을 떠나자고 하였다. 밤 열차를 타고 새벽에 M시에 도착해서 J시로 가면 된다고 하였다. 외박한다는 것이 여자에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모르는 현우가 아니었다. 혜진은 한참을 망서렸다. 조금은 걱정이 될 것 같아 혹시나 하였으나 뜻밖에도 쉽게 허락해 주었다.

같이 갈게요

미안하다. 혜진아 그냥 내 곁에 있어 주기만 해 !”

떠나 주겠다는 고마움에 현우는 그녀에 손을 덥석 잡고 있었다. 그의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현우에게는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그를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가자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같고 있는 어떤 그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다. 다만 그에게 다가서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다시 다가서고 하는 무엇에 쫒기는 사람처럼 제자리 사랑을 하는 것이 현우에게는 초조했다.

그런 것들을 여행에서 다짐하고 싶었던 것 이였다. 그를 마치 어떻게 하려고 음흉한 계획을 꾸미는 것은 아니었다. 그와 가로 막는 어둠을 뚫고 따스한 그녀의 마음이 현우 곁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이봄에 어디 라도 훌쩍 떠나고 싶어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것이다. 한번 준 마음이 인연의 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현우가 아니었다. 그러기에 그에게 향한 마음이 잊혀지기 전에 어디라도 한번 훌쩍 떠나고 싶었다. 벚꽃 구경하기 위해 8시 출발하여 부산으로 가는 열차에는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다행히 차표를 미리 예매했기 때문에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뜻이 하나가 되어 떠나던 날 현우에게는 그동안 얽혔던 오해들이 풀렸으면 생각했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 올 때는 혜진이 마음을 좀 더 확실하게 읽어 그로 하여금 자신에 생활이 밝아 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열차가 출발하자 그는 시종 밝은 모습으로 새벽 몇 시에 그곳에 도착하느냐, 그리고 어디까지 갈 것이고 가는 길목도 잘 알고 있느냐고 물어 오지만, 현우의 생각은 기차를 타기 전에 이미 대구역에서 내리려는 생각으로 머리속엔 가득했다. 그에게는 벚꽃 구경도 중요 하지만 혜진의 생각이 어떠한지, 현우를 어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새벽에 마산에 도착해서 뻐스타고 가면 된다고 말을 했지만 대구가 가까워질수록 어떻게 이해를 시켜야 할지, 또 그가 화를 내면 어떻게 하지? 하고 자신의 현우는 생각을 걱정하고 있었다. 떠날 때 부터 약간 찌푸렸던 날씨는 남쪽으로 내려 갈수록 차창 밖으로 비가 내리는 것이 불빛 속으로 희미하게 보였다. 혜진은 벌써 잠이 들었다. 열차는 어둠을 뚫고 달리고 있었다. 현우는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고 있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열차 안은 아직도 시끄럽고 기차가 설 때마다 타고 내리는 사람이 많았다. 얼마 후 D역에 내릴 손님은 준비하라는 열차 승무원의 차내 방송이 들려왔다.

혜진아 ! 이제, 일어나. 다 왔어

. 벌써 마산야?”

- 니 대구야. 여기서 내려야 돼 !”

혜진이의 눈이 갑자기 커다랗게 되면서 이유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마산가는 좌석표가 없었어.”

그럼 입석이라도 사면되잖아요.”

표가 매진이 되어 부득이 대구로 가는 표를 예매를 했다고 얼버무렸다. 새벽에 도착하면 잠도 못자고 몸이 피곤해 피로가 겹친다고 설명을 하였다. 부득히 대구에서 하루 쉬고 내일 아침에 가자고 하였다. 이런 저런 애기로 설득하는 도중에 이미 열차는 대구역에 도착했다. 프렛트홈에 발을 내리니 땅은 촉촉이 젖어 있고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개찰구를 나올 때까지 계속 그에게 설득을 하니 체념을 한 듯 했다.

언짢은 혜진의 마음이 좀 풀린 것 같았지만 그의 마음이 틀어지지 않도록 조심했다. 역 광장의 시계는 10시가 훨씬 넘었고, 마중 나온 사람들이 우산을 들고 자기 일행을 찾느라 개찰구는 법석이었다. 어디를 가야겠다고 정해진 것이 아니기에 봄비가 내리는 시내를 아무 말 없이 두 사람은 무작정 걸었다. 자정이 가가워 지면서 빗속에 질주하는 차량 소리가 경적을 울릴 뿐 지나는 사람마저 없어서인지 고요가 흐르고 있었다. 우산도 쓰지 않은 채 바싹 다가서 따라 오는 혜진을 현우는 등 어깨를 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자 혜진이가 싱긋이 웃어 주고 있었다. 비에 옷이 촉촉이 젖어서 인지 아직은 이른 봄이라 그런지 이제 약간의 추위를 느낄 수 있었다. 인적이 거의 끊길 시간에야 두 사람이 쉬일 곳을 찾아 들어섰다. 방에 들어 와니 두 사람은 옷이 흠뻑 젖어 있었고 머리는 흠뻑 젖어 있었다.

어떻게 할려고 일부러 대구에서 내렸지요

방에 들어와서 자리에 앉지도 않고 혜진은 퉁명스런 말을 현우에게 하였다. 그는 잠시 할 말을 잃어 버렸고 그리고 혜진에게 자기는 결코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하였다. 얼마 동안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모든 남자들은 악마라고 생각하는 혜진, 그리고 여자를 이해해야 하는 현우는 잠시 괴로워했다. 이따금씩 지나는 자동차 소리가 창밖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만남과 헤어짐은 허황된 것이고 지나가면 그만이다..

육체적 사랑보다 정신적인 것을 요구하는 그는 서로 믿고 따르는 것만 이 진실에 오래 기억 속에서 잊혀 질 수 없을 것 이라는 혜진의 설교에 현우는 고개를 숙인 또 다시 할 말을 잃고 죄인처럼 서 있었다.

미안해 결코 아무렇게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그것은 혜진을 좋아하기 때문이지! 나도 혜진이 생각과 언제나 같아 어떻게 해야 내 뜻을 이해하겠어? 정말 미안해

“,,,,,,,,,,”

너에게 무리한 요구하지 않아 그렇지만 혜진이의 진실을 알고 싶을 때가 가끔 있어? 그것들은 욕심이라고 생각하고 이해 해 줬으면 좋겠어?.!”

혜진은 아무 말 없이 현우의 애기만 듣고 있었다. 어떻게 하던지 그에 마음을 움직이려고 현우의 설교는 계속되었다. 혼자의 생각에 이곳까지 왔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였다. 어쩜 그런 것을 알았고 그것이 불쾌하게 했는지는 모른다. 아무튼 현우는 자신에 존재를 혜진에게 심어주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다. 끝없는 대화는 시간을 계속 붙잡지 못하고 자정을 넘겨 새벽 2시를 가르치고 있었다.

현우의 울적한 마음을 아는지 밤이 깊어질수록 밖은 장대같은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유리 창를 내리치는 빗소리는 나그네에게는 구슬프게 들려왔다. 신문지를 둘둘 말아서 방바닥에 경계선을 그었다. 그리고 그들은 낯선 객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활짝 웃고 있었다. 그리고 밝은 얼굴로 두 사람은 아침을 맞이하였다. 다음 목적지를 가기 위해 아침부터 수선을 피우고 있었다.

아직 멀었어요?’

시간에 쫓겨 재촉하는 현우에게 그는 예쁜 미소를 띄우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쁘게 하고 다녀야 같이 가는 사람 체면이 서지요

하늘엔 검은 구름이 몰려가고 봄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터미널에 도착하여 M시로 가는 버스를 타자마자 피곤 한 듯 두 사람은 이내 잠이 들었다. 마산에 도착하니 비는 멎었으나 진해로 가는 버스는 이미 만원이었다. 마산에서 진해로 가는 도로에는 차량행렬로 가득했다.

제왕산 공원에 길에는 오색등이 달려있고 지나는 사람들의 화려한 옷차림은 만개하지 않은 벚꽃보다도 더 아름다웠다. 한 낮이 되면서 사람의 물결은 더 많아 졌다. 활짝 핀 벚꽃 아래로 많은 사람들이 거니는 모습은 꽃과 어울려서 아름다웠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꽃속에 파묻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먹고 바로 버스를 타고 마산으로 왔다. 그리고 서울 가는 막차 고속버스를 예매 하였다. 출발시간은 아직 한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연안부두 길목에 있는 체육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거긴 노산 이은상의 시비가 있었다. 멀리 돝 섬 유원지가 멀리 보였다. 어자피 이루어 질 수 없는 것 이라면 가까워지기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도 하였다. 어제 못 다한 이야기를 두사람은 이곳에서 마무리해야 되겠기에 현우는 발길을 이쪽으로 돌렸다. 늘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했고 모든 일들을 어렵게 생각하기만 하였다.

어떠한 일이든 쉽게 생각하면 그 일을 쉽게 풀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투정을 하면 일은 자꾸 꼬이고 어려워진다는 것을 혜진에게 이야기 하였다. 만약에 다른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면 바람 핀다고 하고 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에는 로맨스라고 말한다는 소설 속의 애기가 생각났다. 진짜 그녀에게 무엇을 원 하면서도 자신 있게 현우는 나서지 못 하고 있었다.

난 말야, 지나치게 무엇을 원하진 않아. 그냥 내게 편하게 해 주면 돼? ”

혜진은 그냥 듣기만 하고 있었다. 비온 뒤라 그런지 바다 바람은 약간 차게 느껴졌다.

왜 내가 이러는지 내개 내 자신을 모르겠어! 더구나 가정이 있으면서 ,,,,”

제 마음을 저도 잘 모르겠어요? 늘 경계하며 다가서지 않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이상한 마음이 끌리고 있는 거 같아요.”

됐어! 혜진아

현우는 버스 시간이 임박해서 체육공원을 나섰다.

아무튼 그냥 편하게 해주세요. 예전처럼

자신의 마음도 잘 모르고 있고, 또 혜진에게 뭘 원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현우와 그리고 혜진에 마음 역시 아직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천천히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가 출발 하려는지 시동을 걸고 있었다. 하루의 시간이 아쉬운 듯 금새 지나간 것 같았다. 버스에 올라 앉으니 피곤한 몸은 잠이 금새 쏟아지고 있었다. 무엇인가 얽혔던 혜진이의 마음을 조금 더 자기편에서 있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 한 것 같았다.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직도 부족 한 것 같았다.

흔들 거리는 고속버스에 짧은 하루의 시간을 접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떠나는 길 보다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함을 느꼈다. 그러나 언젠가는 떠나는 길도 돌아오는 길도 좋은 추억만 가득 채울 수 있는 날이 있으리라 생각하였다. 그렇게 끈질긴 인연은 모든 것을 놓아 주질 않고 있었다


그 어떤이가

내 가슴 속에 들어옵니다

들어 와서는

내 가슴 속을 꼭 채웁니다.

내가 혼자 있는

틈을 타서 들어 오시는 것 같습니다.


임은 바다

저편에 서 있네

건너가지 못 할 바다

임은

하늘 저 위에 있네

오르지 못 할 하늘

아~

안 뵈올 임을 보았어라

 

 

 

넘어와 현우의 가슴속까지 따듯하게 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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