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김남식
어둠이 짙어지면
드문드문 거리에 서 있는 가로등
그는 외눈박이다
어찌하여 한 눈을 잃고 서 있을까
원래부터 한 눈 이었는지
그것은 자세히 알 수가 없지만
간혹 두 눈이 달린 장애 가로등도 서 있다
밤길을 밝혀주는 가로등
개울을 건너가는 징검다리처럼
하나하나가 모여서
세상을 안전하게 만들어준다
야밤의 파수꾼 달빛이 있어도
그는 어김없이 출근 한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소임을 다한 듯 조용히 눈을 감고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밤이 되면 다시 출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