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2 詩冊

가로등

시인김남식 2022. 7. 5. 14:45

가로등  김남식

 

 

어둠이 짙어지면

드문드문 거리에 서 있는 가로등

그는 외눈박이다

어찌하여 한 눈을 잃고 서 있을까

원래부터 한 눈 이었는지

그것은 자세히 알 수가 없지만

간혹 두 눈이 달린 장애 가로등도 서 있다

 

밤길을 밝혀주는 가로등

개울을 건너가는 징검다리처럼

하나하나가 모여서

세상을 안전하게 만들어준다

야밤의 파수꾼 달빛이 있어도

그는 어김없이 출근 한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소임을 다한 듯 조용히 눈을 감고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밤이 되면 다시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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