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2 詩冊

찐빵

시인김남식 2019. 8. 7. 10:09

찐빵  김남식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신당동 중앙시장 찐빵가게

그 앞을 지날때 군침이 돌지만

주머니에는 동전 한 푼이 없었다

 

15원 짜리

찐빵 두개면 한끼 식사로

충분 했던 그 때

세상을 구경 나온 꼬마는

배가 고팠다

 

먹음직스러운 찐빵이

방금 가마솥에서 나오는 모습만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며

목구멍으로 침을 꼴깍 삼켰다

 

몸도 춥고 마음도 추웠던 그 시절

따끈한 엽차와 찐빵을 먹으며

난롯가에서 몸을 녹이고 싶었지만

머뭇거리다가 아쉽게 그냥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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