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웃음행복

지공선사( 地空禪師)가 지켜야 할 덕목

시인김남식 2020. 7. 15. 10:34

지공선사( 地空禪師)가 지켜야 할 덕목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에만 있는 경로 우대 제도로서 나이가 만65세 되면 정부에서는
지하철을 공짜로타는 “지공선사( 地空禪師)” 의 자격을 준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 경로석에 앉아서 지긋이 눈감고 참선하라는 자격증이다.
아무에게나 나이만 되면 저절로 주는 자격이며 남녀, 학벌, 경력, 재산의 구분이 없다.
여자의 경우는 호칭을 지공녀, 또는 지공여사라고도 부른다.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은 충청남도의 신창,
경기도의 용문, 소요산, 문산, 오이도, 인천직활시의 송도, 인천공항...등 많다.
그런데 지공선사가 되어 지하철을 공짜로 타려면
지켜야 할 수칙이 있으므로,
지하철 안에서 참선 수행하며 터득한 지공선사의 책임과 의무를 알려드린다.




● 地空禪師가 지켜야 할  수칙 ●

1. 지공선사는 출·퇴근 시 지하철 타지마라.
출.퇴근시간에 바쁘고 비좁은 지하철에서 등산복에 배낭 짊어진 지공선사에게

젊은이들이 빨리 죽으라고 속으로 저주한다.

2. 지공선사는 자리가 경로석이다.
젊은이 좌석에 앉지 마라.
경로석이 비어 있는데 젊은이 자리에 앉으면 자리 하나만 줄어들어 젊은이들이 화를낸다.

3. 지공선사는 젊은이 앞에 서 있지 마라.
젊은이가 피곤한데도 자리를 양보해야 하니, 곧 내릴 것처럼 문 앞에 서 있거나
경로석 앞에 서 있어라.

4. 지공선사는 눈을 감고 앉아 있어라.
눈 감으면 도를 닦는 것처럼 보이고 참선하는 것으로 인정받아 지공선사의 진짜 모습으로 위장된다.

5. 경로석에 앉아 있어도 지공선사는 간간히 눈을 떠야 한다.
내 앞에 나보다 더 늙은이가 서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나이를 비교해서 10년까지는 무시해도 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자리 양보하여라  

6. 지공선사는 경로석에서 모자를 벗어라.
모자를 쓰고 있으면 10년은 젊어 보여서 가짜 지공선사로 오인 받을 수 있으므로 모자
벗고 대머리나 백발을 보여라.

7. 지공선사는 경로석에서 스마트폰을 보지마라.
젊은이처럼 스마트폰 만지작 거릴 나이는 한참 지났으니 지공선사 품위만 손상되고
참선하는데 방해가 된다.

8. 지공선사는 깨끗한 옷차림으로 단정해야 한다.
늙으면 추해지고 냄새 나고 꼰대 티를 내어 젊은이들이 싫어한다.

이것을 위장하기 위해 외모에신경 써야 대우받는다.

9. 지공선사는 정치 이야기 하지마라.
젊은이들과 말도 안통하고, 자기 고집만 내세우며, 목소리 커지고, 아는 척 많이 하며, 자기 생각만 옳은 줄 안다.

10. 지공선사는 큰 소리로 떠들지 마라.
과거 경력이 화려하고 거창해도, 흘러간 지식과 경험은 이제 남이 알아주지도 않고,
달밤에 개짓는 소리일 뿐이다.

11. 지공선사는 할 일 없이 지하철 타지마라.
할 일 없는 노인들이 지하철을 독차지하면 젊은이들이 지하철 공짜로 태워주는 정부의 잘못을 질책하게 된다.

 
12. 지공선사는 경로석에서 퍼지고 앉지 마라.
넓게 양다리 벌리고, 두 자리를 한사람이 차지하여 자기 안방처럼 전용하지 말고,
지공선사의 존엄과 예의를 지켜야 한다.

13. 지공선사는 경로석에 앉은 젊은이를 혼내지 마라.
나이 많은 게 계급도 아니고, 공짜로 타는 주제에 피곤한 젊은이가 앉아 있다고 훈계 하면 안 된다.

14. 능력이 있다면 지하철 돈 내고 타라.
재력이 있다면, 아직은 돈 내고 타고 다닐 만하다 생각되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르라.

● 지공선사의 사회적 직분 ●

◇ 집사 ? 집에서 노는 사람
◇ 장로 ? 장기간 노는 사람
◇ 목사 ? 목적 없이 사는 사람
◇ 종정 ? 종일 정신없는 사람
◇ 스님 ? 스스로 님이라는 사람
◇ 보살 ? 보리밭에서 살려달라는 사람

● 지공선사가 다니는 대학 ●

◇하바드 대학 - 하루종일 바쁘게 드나드는 대학
◇동경 대학  -  동네 경로당 다니는 대학
◇하와이 대학 - 하루종일 와이프와 이리저리 다니는 대학
◇동아대학 - 동네 아줌마와 다니는 대학
◇방콕대학 - 방안에 콕박혀 다니는 대학
◇시드니대학 - 시들시들 시들면서 다니는 대학
◇네팔대학  - 네개 팔다리로 다니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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