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作業노트

들국화

시인김남식 2019. 9. 15. 09:29

들 국 화  솔새김남식

 

지나는 이 없는 텅 빈 동구 밖 양지쪽

기약 없이 떠난 그를 기다린다

달은 태양에 의해 변해도 내 마음은 그대로인데

다가서면 멀어지고

다시 다가서면 또 멀어지고

따라 갈 수 없는 길이기에

제자리에 주저앉는 어리섞은 바보가 되었다


그를 생각하는 건 하늘만큼 땅만큼 넓은데

애타는 마음을 그 누가 아랴

이제는 다가 갈 수 없을 만큼 멀어진 그대

차가운 바람에 무서리 내리면

꽃잎이 변색되어

어느덧 설 자리를 잃어버릴지라도

행여 돌아오지 않을까 하여 

처마끝에 그리움 내걸고 발자국소릴 기다린다



영영 당신을 볼 수 없어도 그것은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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