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솔새김남식
흔히 여자는 여자인데 예쁘지 않다는 말로
호박꽃도 꽃이야 한다.
못생긴 여자를 가리켜 호박꽃 같다고 하는데
호박을 살펴보면 통통한 것 말고는
별로 못 생겼다는 생각이 안 든다.
하긴 꽃의 생명은 향기인데
호박꽃은 큰 것에 비해 향기가 없어
붙인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고
꽃을 자세히 보면 노란 빛깔이 참 진해서
곱고 예쁜 구석이 있다.
호박은 여러모로 유익을 주면서도
'못생긴' 대명사가 되었으니 변명의 기회를 준다면
정말 억울하다고 항변 할 것 같다.
많이 배고팠던 어린 시절 호박꽃을 따서
그 속에 담긴 꿀을 빼 먹던 생각도 나고
여름 장마철 집 앞 도랑에 물이 졸졸 흐르면
도랑물을 막아 물막이를 만들었고
호박 대롱을 잘라 물레방아를 돌렸다.
사실 호박보다 잎이 구수한 향토 맛이 나서
쌈으로 사용하면 더 맛 날 때가 있다.
호박을 엷게 썰어 계란튀김 가루를 입혀
후라이 팬에 부치면 맛있는 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