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세월이 그립거든 솔새김남식 내 아버지 나이를 지날 때만 해도 멀게만 느껴진 인생 그러나 어느덧 내 할아버지 나이에 들어서고 보니 인생이 그리 멀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행여 지나간 세월이 그립거든 굽이친 먼 세월 다 접어 두고서 벼랑길 바위에 핀 에델바이스처럼 보도블록 틈 사이로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처럼 새롭게 다시 시작하시구려 이제껏 살아오며 짊어진 망태기가 있거든 미련 없이 벗어 놓고 어디론가 훨훨 유유자적 떠나고 싶은 생각 왜 없지 않았을까마는 갈 때는 다 빈손이라고 하잖는가 명예와 부와 권력에 너무 집착하지는 마시게 바람 같은 인생 하룻밤 다녀가는 삶이 아니던가 해지면 머문 곳이 내 집이라 어디 간들 풀칠을 못 하겠는가 부평초 같은 삶 늘 하루를 후회 없이 지내시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