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그땐 왜 그랬을까

시인김남식 2019. 3. 1. 11:21

    그땐 왜 그랬을까    솔새김남식

     

    영등포 역전 삼영다방에서
    줄 담배를 피워 가며
    그 사람을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애꿎은 성냥개비만 부러트렸다가
    종업원에게 혼나기만 하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것 하나 하나가

    다 지나간 추억처럼 주마등을 스처간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맛도 모르는 커피를 시켜 놓고
    줄 담배로 연기를 날리고

     

    온갖 인상을 다 써가며
    오지않은 그사람을 초조하게 기다렸던 그때
    알지도 모르는 팝송을 들어가며
    온종일 죽치고 앉아 있던 그 시절
    바보같이 그때는 왜 그랬을까
    정말 바보같이

     

    그 사람이 아니면

    세상이 다 끝나는 줄 알았던 그 시절    
    그때는 정말 왜 그랬을까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래도 내겐 소중한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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