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개똥철학

나이 먹는 것처럼 서러운게 없다

시인김남식 2018. 1. 7. 19:01

나이먹는 것처럼 서러운게 없다  솔새김남식

 

사람이 나이 먹음을 처음으로 알게한 게 무엇일까
우리가 은행에 가면 돋보기가 밥상위에 있다
그런데 나이 먹음을 맨 먼저 알게 하는게 있다면 아마 시력일께다
눈이 침침하고 희미하게 보이는 것 들이다

간혹 청원 경찰이 도와 주기도 하지만 그래서 돋보기를 찾게되고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는가봐 하면서 은행에서 돋보기를

서슴없이 집어들고 은행전표에 서툰 글씨로 글을 쓴다.

그 다음에는 또 뭘까?
그것은 아마 이빨일께다.
우리들 어렷을적에는 이빨 딱는게 힘이 들었다.
소금으로 이를 딱던 시절도 있었고 치분이라는 것도 있었다
그것이 귀찮아서 이틀에 한 번정도 딱는 사람도 있었고
또는 입안에 물을 넣어서 가글로 대신했고
그러나 거의 누런이를 내놓고 뭔가 좋은지 창피도 모른체

우린 히죽히죽 웃고 다녔던 아득한 어린 시절도 있었다.

대충하고 살았기에 잘 딱지 않던 이빨이기에
나이 먹음에 그것도 성할리가 없다
땜질하고 부치고 끌어내고 그러다가는 결국 종당에는

이빨을 뽑아야 한다.
뭔가를 씹어야 살 맛이 나기에 그래서 거금을 들여서 

그 곳에 보초병 세놈을 다시 세워야 했다.
그렇게 하나씩 어딘지는 모르게 이제 중년에 몸둥아리가

하나씩 절딴나고 노인이 되기위해서 망가지기 시작한다.
 
그 다음 세월에는 또 뭘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가 그렇다
나이 먹음인지 몰라도 몸이 고단해서 제대로 서 있기가 좀 불편하다
그래서 차에 오르면 으레히 자리를 탐색하고
만원뻐스는 아예 그냥 지나처 보낼 때도 있다

그래도 지하철에는 경로석이 있어서 위안을 받지만

버스는 선착순으로 자리를 임대하고 있다

약삭빠른 젊은애들은 내리는 뒷자석으로 빠르게 올라타서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 거린다 

그래도 누군가 눈치를 채고 자릴 양보 해주면 왜 이리 고마운지
마악 서러운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휴대폰 때문에 자릴 양보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기에

이제는 스스로 튼튼한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 다음엔 뭘까?
아마도 부를 축적하지 못한 허탈감과 함께 찾아 오는

외로움과 소외감일께다
부란 하늘이 내려준 것 이기에 내 어찌 할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하여 움추린 자신을 누구에게 원망하겠느냐마는
요즈음에는 인생역전 로또가 있어 그래도 한껏 기대를 해 보지만
그것도 그리쉬운 일이 아니련가 말이다
누구나 돌아갈 땐 빈손 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비우고 그냥 살 수 밖에 없다


또 그 다음엔 멀까??

밥을 욕심낸사람은 위가 고장나려 할것이고

술을 많이먹은 사람은 간이 탈나고

담배를 피운 사람은 폐가 나빠젔을것이다

삶이 고단한 사람은 머리가 아프고

그래서 머리털이 남보다 일찍 하얗게 물들이고 있다

그래서 나이먹는 것처럼 서러운 것은 없다

어떤일이 있어도 건강해야 한다

건강해야 돌아다니며 밥이라도 한술 얻어 먹지않겠나말이다

나이는 오십전에는 나이를 먹었는지도 몰랐다가

환갑을 넘기고 보니 나이보다 빠르게 가는게 세월이다   

그 세월은 KTX 기차 엔진을 달았는지 참으로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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