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런 날이 있었지 솔새김남식 정말 그런 날이 있었지 아무렇게나 던져 있던 핸드폰에 혼자만의 비밀 문을 만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던 때가 있었지 내가 하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지
너무 늦은 나이에 생각할 여유도 없이 불쑥 찾아와서 분홍빛으로 물들인 그 사건 하루 해가 어떻게 가는 줄 몰랐었다 이런 말 어떨지 몰라도 난생 처음 설레던 그런 날이 있었지
그러나 시간의 힘은 정말 대단했어 어느새 그 사랑도 세월에 밀려 멀어져 가고 언제부터인가 거실 한 쪽 저만치 나 동그라져 있는 핸드폰 왠지 모를 그림자만 드리우고
어느 것 하나 의미 없이 지내다 보니 그저 인생이 허무할 뿐 내생에 참 좋은 그런 날이 정말 또 있을까마는 가랑비에 젖는 옷깃처럼 한없이 쓸쓸해지는 마음을 어찌하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