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국밥집에서 솔새김남식
해저녁 종로 청진동 골목
콩나물 국밥집에 혼자 앉아서 국밥을 먹는다
그냥저냥 입천장을 데어가며
콩나물 국물을 입으로 밀어 넣고 있으니
허겁지겁 먹는 꼴이란 내가 봐도 참 우습다
여름을 타는지 웬지 요며칠은 입 맛이 통 없다
집에 들어 가기전 우선 허기를 채워야한다
보리고개 삶을 살아왔기에 배고픔을 못 참는다
이젠 아무도 그립지 않을 나인데
아직도 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받아 드리기엔
너무도 세월이 얄밉다
누굴 애태게 그리워했던건 아주 옛날의 일이다
근데 눈물이 나오려하는 건 또 뭘까
좋은시절을 덧없이 보내야하는 아쉬움
세월에 푸념이 아닐까
소주 반 병을 시켜서 콩나물 국물에 홀짝홀짝
뱃가죽을 채우고 나서야 일어선다
복잡한 도시의 저녁은
무지개 불빛으로 채색되고
어느덧 내 발 길은 종각역 계단을 내려가는데
다리가 휘청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