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고모령 솔새김남식
누구나 나이지긋한 사람들이 술 한잔 들어가면 쉽게 즐겨 부르는 비나리는 고모령은
현인 선생의 특유한 창법으로 우리에게 많이 익숙해진 노래이다
비내리는 고모령 노래비는 동대구IC를 나와서 시내로 들어가는 금호강변 망우당 공원에 있다.
망우공원은 임진왜란 의병장인 망우당 곽재우 장군의 공을 기리기 위해 그의 호를 따서 조성한 충혼공원 이다.
비내리는 고모령 이 노래는 1948년 유호작사 박시춘작곡 현인 노래로 1948년에 발표하여
1950년 한국전쟁에서 시달리고 지친 당시 민중들에 가슴을 쓰다듬고 위로해 준 대표적인 가요중의 하나라고 한다.
작사가 유호씨가 어느날 우연히 열차로 고모역을 지날 때 멀리 보이는 앞산 풍경을 영상으로 그리며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母子간의 애뜻한 사연을 느낌으로서 가사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험하고 서러운 세월을 살아온 1950년대 사람들은 이 노래로 위안을 삼아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 가슴을 달래이며 심금을 울렸을까?
일제말기 해방후 살아가기 어려웠던 시대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한 비내리는 고모령 가사를 깊이
들어가 보면 구구절절 그때의 사연을 대변해 주고 있다
이 노래를 깊이 들어보면 다음과 같은 맛을 알 수가 있다
1절 가사는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엔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턱을 넘어 오던 그 날 밤이 그리웁고나
산마루 턱을 돌아서면 영영 보이지 않는 어머님의 모습에서 눈물을 훔치며 고향을 떠나올 때
그때 그 옛날 해방 직후 객지로 떠나는 자식과의 이별을 그 시대 사람들은 그렇게 했었다.
삶이 궁핍했던 그때는 더높은 삶을 위해서 고향을 떠나야 하는 그런 이별은 우리에겐 오랫동안 이어젔다.
2절 가사에서
맨드라미 피고 지고 몇 해이던가 물방앗간 뒷전에서 맺은 사랑아 어이해서 못 잊느냐 망향초 신세 비나리는 고모령을 언제 넘느냐
물방앗간 뒷전에서 맺은 사랑을 남겨 두고 떠나온 나그네가 여러해가 지났어도
자신의 삶이 변변치 못하여 이래저래 고향을 찾지 못하는 심정을 노래했다
3절 가사에서
눈물어린 인생 고개 몇 고개이더냐 장명등이 깜박이는 주막집에서 손바닥에 서린 하소 적어가면서 오늘밤도 불러본다 망향의 노래
아직 성공하지 못한 수년간 객지생활에서 스스로 신세타령을 하며 고향을 그리는 애절한 사연이 들어 있다
이 노래를 부를 때는 감정을 가득 넣어 내가 노래속의 주인공이 되어 불러야만 애련한 맛이 있다
노래속 가사에서 뭔가 뭉클해지는 사연이 담겨있는 비나리는 고모령 무대가 된 대구 고모역을 찾아가 본다.
노래비에서 고모역으로 가는 3키로 오르막 고갯길이 있는데 혹시 이곳이 고모령이 아닌가 착각 할 정도이다.
고모령은 고모역에서 바라다 보이는 앞산 제봉과 형제봉으로 오르는 길을 말하며 지금은 명복공원과
교정기관이 있고 포장도로라서 구수한 옛 맛은 없어젔으며 이곳은 대구지하철 담티역에서
고모역으로 내려오는 길로 어머니를 생각하는 고모령길이다.
山 정상에서 금호강변으로 내려가면 만촌체육공원에 고모령 노래비가 있다
고모역(顧母驛)은
동대구역에서 부산방면으로 약 5Km 떨어진 곳에 있는 역으로 지금은 이용객 감소로 폐역사의 뒤안길을 걷고 있는 간이역으로서 비나리는 고모령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외로운 길손 나그네의 여행지로서 고모역을 간혹 찾아 온다
경산으로 가는 4차선 큰길가에 있는 고모역은 철조망이 드리워져서 역구내는 들어 갈 수가 없고
고모역이라는 시비가 있다.
詩文
고모역에 가면 옛날 어머니의 눈물이 모여 산다.
뒤돌아보면 옛 역은 스러지고 시레기 줄에 얽혀 살던 허기진 시절의 허기진 가족들
아 바스라지고 부서진 예 기억들 부엉새 소리만 녹슨다.
논두렁 사라진 달빛 화물열차는 몸 무거워 달빛까지 함께 싣고 쉬어가던 역이다.
고모역에 가면 어머니의 손재봉틀처럼 덜커덩 덜커덩거리는 화물열차만 꽁지 빠진 새처럼
검은 물떼새처럼 허기지게 날아가는 그 옛날 고모역
선로 위에서 아 이즈러진 저 달이 아 이즈러진 저 달이 어머니의 눈물처럼
렁그렁 옛 달처럼 덩그라니 걸려 있구나
옛 달처럼 덩그라니 걸려 있는 슬픔처럼 비켜 서 있는
그 옛날 고모역에서
비내리는 고모령의 사연을 따라 고모역을 찾아가도 그 사연의 특별한 의미는 찾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지나는 길에 혹여 시간이 있다면 길을 멈추고 한 번 기억하는 것만 으로도 우리에게는 추억이 될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자슥들은 어머니하면 울컥 금새 눈물이 나오려 한다
비나리는 고모령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엔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턱을 넘어 오던 그 날 밤이 그리웁고나
맨드라미 피고 지고 몇 해이던가 물방앗간 뒷전에서 맺은 사랑아
어이해서 못 잊느냐 망향초 신세 비나리는 고모령을 언제 넘느냐
눈물어린 인생 고개 몇 고개이더냐 장명등이 깜박이는 주막집에서
손바닥에 서린 하소 적어가면서 오늘밤도 불러본다 망향의 노래
영화 비나리는 고모령 (Raining Komo Ridge)
1969 개봉 감독 임권택 출연 문희, 김희갑, 박노식
시동은 불량한 생활을 정리하고 캬바레 가수인 지향과 결혼한다.
그 후 6.25가 일어나자 시동은 군에 입대하고, 지향은 시어머니에게 쫓겨 서울로 향한다.
어린 딸을 데리고 고생스럽게 살아가던 지향은 어느 날 시동의 친구인 용팔을 만나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제대한 시동은 지향과 용팔의 사이를 오해하고 떠나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오해가 풀리자 마침내 두 사람은 다시 결합하기로 하고 새 출발을 다짐한다
.
노래비 뒤편에 있는 어느 기자의 불망비가 쓸쓸한 사연을 말해 주고 있어서 잠시 머뭇거려본다. k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