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솔새김남식
무너지는 모래성 일지라도
혹여 아픔이 될지라도
사랑한다는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
파도가 철썩인다.
바람이 불어서 파도가 일렁이는지
파도 때문에 바람이 이는지
바다가 뒤 틀린다.
다 잊겠다고 전부 다 있겠다고
찾아온 바닷가
바위섬에도 방파제에도
제 몸 부서지는 줄 모르고
밤새 파도가 투덜거린다.
대낮부터 먹은 술이 지독하다.
밤새 요동치던 파도가 언제 그랬냐는 듯
붉은 노을로 새 아침을 맞으며
잔잔한 물결이 너울거린다.
로 새 아침을 맞고
가슴속 숨겨진 그리움은
수평선 끝머리에서 한꺼번에 밀려 와
남김없이 지울 수 없음에
무너지는 모래성이 될지라도
혹여 물거품이 된다하여도
그것이 다한 우리의 인연이라면
더 욕심내지는 않으리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키고 싶다
그대를 사랑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