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의 사랑이야기 옮긴글/ 솔새김남식
좀 까칠한 성격으로 자상하게 주위를 잘 챙길 줄 모르는 내가
며칠전 망서리고 망서리다가 멀리 미국으로 이메일을 한장 보냈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 중학교 1학년인 오빠와 6살짜리 막내
그렇게 올망졸망 어린 삼남매를 데리고 우리 아버진
어느 추운 겨울날 너무도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 보냈다.
그때가 바로 12월이 아닌가 기억을 한다.
그리고 몇년 후 우리 아버지에겐
두분의 여성이 우리 엄마가 돼주겠다고 했나 보다.
한 분은 그때 이미 사회적으로 아주 성공하신 분
또 한 분은 명문여대를 갓 졸업한 집안 좋고 인물 좋은 아주 젊은분
결국 우리 아버지는 좀 더 나이가 많은 쪽을 택하셨는데
열살짜리 다섯살짜리 두 딸을 남기고 그 새어머니 마저 어느 추운 겨울날
갑자기 또 세상을 뜨시고 말았다.
그래서 오남매를 데리고 다시 홀아비가 된 우리 아버지
처복이 없었는지 젊은 날 무지 고생을 하셨다.
그때 대학 졸업반이던 내가 그 생할을 떠안게 됐다.
그 사이 어린 동생들도 결혼해서 이젠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그러면 또 한 분인 그녀?
꼭 우리 아버지 때문인진 모르겠으나
그분은 그후 미국으로 건너가서 지금까지 혼자 사신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에 오시면 꼭 찾아 오시고 울 노인을 챙기시곤 한다.
울 노인이 연로 하시니까 그분이 연하장을 내게로 보내신 거다.
그래서 울 노인의 요즘에 사진 몇 장과
젊은 날의 情人 사진 한 장을 곁들여서 답장을 보내 드렸더니
그 밤으로 또 한 분인 그 분에게서 답장이 왔다.
그 분은 아직도 젊은 시절의 사랑을 기억하고 싶으신 걸까?
나도 여자지만 그 분이 참 존경 스럽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다.
한국에 나오시면 아버지와 나들이를 하시고 식사도 하시며 선물도 챙겨주신다.
우리 아버지가 참 행복하다고 난 생각을 한다.
칠순이 넘어서도 사랑해 주는 여자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일까?
또 한 분인 그녀?
그녀는 우리 아버지와 12살 차이가 난다.
당시 미쓰였으니까!
난 그분에게 항상 고마워하고 있다.
아버지가 얼마나 더 사실지는 모르지만 그분이 변하지 않고 아버지에게 사랑을 주었으면 한다.
아버지가 돌아 가시면 내가 아버지대신 그분에게 많은 사랑을 주어야 할 것 같다.
지고지순한 사랑 눈물겨운 우리 아버지 사랑이야기가
어느덧 한 해가 저무는 지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그 분이다.
윗 글은 cafe '빛나는 삶과 사랑' 에서 어떤 사람이 쓴 글을 옭긴 것입니다
한 해를 보내며 잠시 따뜻한 가슴을 드리고 싶네요
혹여 이런 사랑을 했거나 하려는 사람 아니면 이런 사랑을 받고 있다면 세상이 참 아름다울 것 같다 /solsae kns
'필서 > 인연에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녀가 보내온 편지 (0) | 2012.10.29 |
---|---|
추억의 하모니 (0) | 2012.09.23 |
인연(認蓮) (0) | 2012.07.29 |
하얀날개와 어떤인연 (0) | 2011.03.15 |
사이버인연의 아쉬움 (0) | 2010.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