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 空虛 솔새김남식
아직도 내가 나를 알 수 없다
내가 누구와의 외로움으로
지금 이렇게 몸서리치는지를 모른다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운 새벽
베갯속에 얼굴을 묻는다
일어나면 세상을 잃어 버린다
사람이 그립다
땀에 젖은 친구의 모습이 그립고
바닐라 향 냄새나는 사랑도 그립다
등골에서 음악처럼 땀이 흐른다
온몸에 오한이 들어 영혼이 춥고 가슴이 시리다
황막한 대지를 혼자 거니는 듯한 착각
내 인생이 어느새 여기까지 왔을까
문득 억울한 느낌
긴 한숨은 천정에 닿았다가 내려와서
땅바닥으로 내리쏟는다
하늘과 바다가 닿은 기다림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