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다방 솔새김남식
어스무례한
시멘트 지하 계단을 내려가
낡은 미닫이를 열면
장막처럼 늘어진 벽지에는
핏자욱이 얼룩지고
빛바랜 그림들이 거미줄에 걸려있는
시골 읍내 찻집.
배불뚝이 브라운관에서 옛 이야기가 흐르고
텅빈 좌석에는 날 파리가 비행 한다.
간혹 몇몇 사연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애닯게도 했었지만
지금은 갈 곳 없는 촌로들이
회포를 푸는 곳.
프림 두 스푼 설탕 한 수저
길가던 나그네가
혼자 마시는 차 한잔이
맛은 가렵지마는
다방 커피에는 정이 서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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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컷 미소 짓는 길 마담에게
차 한잔 넞즈시 권하니
옛날 묵은 연인처럼 밉지않게 반겨 준다
그래서 세월은 나를 슬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