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LP판 솔새김남식
내 나이 파릇파릇 했던 스무살 때
지금은 추억속으로 사라진 별표전축 LP판이 돌아가던 시절
Neil Young의 Heart Of Gold
새카만 동그란 엘피판을 올려놓고
바늘을 얹으면 그 특유의 소리를 내며
서서히 판이 돌아 가며 음악이 흐르던 그때 그 시절
진실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찾겠다고
나팔바지를 입고 음악다방을 기웃거리던 그때 그 시절
중곡동에 살았을 때 앞집에 사는 무학여고 다니던 미지의 소녀와 같이 어울리며
화양동 중량천길 명동길을 돌아 다녔던 추억이 어렴풋이 생각 난다.
레코드판을 빌려 주고 빌려 가며 별밤을 같이 들었던 그때 그시절
돈이 생기면 어김없이 청계천으로 레코판을 사러 나갔다
이사를 가는 바람에 계속 이여지지 못 했지만
지금은 가버린 아름다운 추억들이다.
세상이 변해 컴에서 음악을 듣고 귀에 꽂고 걸어 다니면서 음악을 듣는 세상
하지만 디지탈 음악은 너무 깨끗하여 차가운 느낌이 든다
물론 좋은 소리임에 분명하지만 까만 레코드원판이 돌아 가는 걸
눈으로 보면서 소리를 듣는 다는 것
그 시대를 살아 온 사람들만이 아는 추억이다.
들리는 귀에는 좀 거슬리지만 찍찍 판을 갉아먹는 소리
판이 낡아서 한 칸을 건너 뛰는 소리가 들려 와도
어찌보면 그것이 구수한 맛을 내는 숭늉같은 소리이다
어떤 것이든 너무 완벽한 것 보다는
아나로그 같은 세상이 더 정이 있고 살맛나게 한다.
소형 트랜지스터 라디오로 음악을 듣던 그 무렵
내가 듣고 싶어한 노래를 여러번 반목 들을수 있는 게 바로 전축이었다
턴테이블 위에 레코드판을 얹혀놓고 조심스럽게 카트릿지를 올려놓으면
스테레오 스피커를 장착한 전축에서 쿵쾅 울리는 음악은 환상적이었다
골목길을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들리수 있도록
아니 자랑이라도 하듯 보륨을 크게한다.
신이 나면 음악을 따라 부르고.....
그래서 누구나 곗돈으로 장만하고 싶은 물건으로
전축은 문화 생활을 즐기는 자랑하고 싶은 품목이었다
오늘은 마음에 통하는 정다운 이웃들과 어우러져 좋은 곳에서
향 좋은 커피 한잔 마주하며
LP판에서 흐르는
그 옛날 푸르던 날 듣던 추억에 팝을 듣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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