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요칼럼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시인김남식 2012. 9. 15. 20:54

김광석의 어느60대 노부부 이야기


좋든싫든 한 해를 다시 보내는 12월 길목에 와 있고

내 나이가 어느 만큼 와 있다면 가슴 저미게 들려 주는 노래이다

아내를 먼저 보내고 독백을 하는 어느 노신사의 푸념으로

훗날 바로 우리들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 되기도 하고

특히 어느 한 쪽을 먼저 보내고 

풀 죽은 나방처럼 기우러져 있는 자신 이라면

문득 이 노래가 더 생각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 노래의 가사 내용은

실생활에서 실제로 있었던 슬프고 애절한 사연이 아니고

부모님을 생각하며 가상적으로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아무튼 노랫속에 들어 가 보면

누구나 마치 자신의 사연처럼 감동이 되는 노래임은 틀림없다   

  

한 번은 눈을 지긋이 감고 노래를 듣고

두번째는 가사를 깊이 음미하며 들어 보면 가슴을 여미게 한다.

노랠 들으니 인생이 갑자기 쓸슬해지고 슬프기도 하고 그렇다

부부가 함께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재밋게 사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군가가 먼저 떠나게 되면 바로 이런 사연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


 

어느60대 노부부의 이야기 - 김광석 


곱고 희던 그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시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감에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다 떠난다고 여보 내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올 그먼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병상에서 걸려온 한통의 전화


나즈막히 들려오던 친구분의 목소리...
"친구야 나 먼저 간다..."
아버님은 말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셨습니다
병상에 누워 계신 아버님께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평생을 형제같이 지내시던 아버님 친구분이셨죠
말기암으로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분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님 대신 전화를 귀에 대드렸습니다.


나즈막히 들려 오던 친구 분의 목소리...
 "친구야 나 먼저간다.."
아버님은 말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셨습니다.

나 먼저 간다는 그 말속에는 그 동안 고마웠다는...
저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는 의미가 들어 있었겠지요.
전화를 받고 몇 시간 후에 친구분의 자제로 부터
아버님께서 85세의 나이로 운명 하셨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죽음과 싸우시면서 마지막 남은 기력으로
친구에게 마지막 전화를 하셨던 그 분.
내가 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나 먼저 간다고 작별 인사를 하고 갈 수 있는 친구
그런 친구가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괜찮은 삶이라 생각이 듭니다.


나는 누구에게 전화를해서
"친구야 나 먼저 간다" 라고 전화를 해줄까?
가까운 곳에 아름답고 소중한 벗들이 많은데..
우리는 그것을 못보고  끝없이 다른곳을 찾아 다닌 게 아닌가 싶네요
곧 운명할 내 친구가 떠나는 그 순간에
나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아고라에서 옮긴글 / solsae k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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