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좋은명시

문안의 여자와 문 밖의 여자

시인김남식 2014. 2. 8. 11:41

 

문안의 여자와 문밖의 여자    이 혜숙

문안의 여자가
낭만이 있으면 푼수가 되고
문 밖의 여자가
분위기 타면 소녀가 된다.

문안의 여자와
의견이 틀리면 도저히
무식하여 못살겠다고 하면서
문 밖의 여자와
이야기하다 엇갈려도
똑똑하고 당차다 생각한다.

문안의 여자가
계절 타면 팔자 좋은
소리한다고 핀잔 주면서
문 밖의 여자가
외롭다면 가련하고
애처로워 마음이 다 아려 온다고
주접까지 떤다.

문안의 여자가 화장하고 있으면
술집 여자 같다고
무안 주면서
문 밖의 여자는
향수 뿌리고 진한 화장까지도
세련되고

우아해 보인다면서
칭찬까지 한다.

문안의 여자가 생일이라면

집구석에서
여편네가 뭔 넘의 생일이냐~~?고

하면서...
문 밖의 여자가 생일이라 전화하면
꽃다발 들고 선물까지
준비하여 허겁지겁
달려가는 오지랖 넓은 남정네들

문 밖의 여자는 순간이지만
문안의 여자는
평생인 것을 어찌 모르는가.
늙어봐라~ !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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