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웃음행복

주당들의 잔치

시인김남식 2014. 11. 3. 20:00

 그날밤 놈들은 한심했다     

 

그날밤 놈들은 정말 한심했다

그날도 우리 주당들은 송년회라고 해서 코가 삐뚤어 지도록 마셔댔다.

으례히 퇴근하면 당구장으로 술집으로 돌아 다니는 총각건달 사회초년생들 이었다 
1차, 2차, 3차 까지 거치니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모두들 집으로 가려는데 왕 선배가
"무슨 짓이야! 4차 가 ~  4차 !! 오라잇~~~ "
"선배님 늦었어요 집에 가야 되요, 4차까지 하면 완전히 뿅 가서 집에도 못 가요!"
"괜찮아, 괜찮아! 내가 다 책임지고 집으로 보내 줄게."
그래서 이 주당들은 다시 4차를 갔다가 5차까지를 거쳤다.
모두들 이제 필름이 끊길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의 선배는 끝까지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었다.

참 우리 후배들이 본 받을 만한 사람이였다
결국 5차까지 거나하게 마신 우리는 헤여지기로 하고 큰 길로 나와 택시를 기다렸다

 


택시가 도착 할 때마다 우리 선배는 
택시를 잡아 한 사람씩 밀어 넣고 만원짜리 한 장 던져주고
"아저씨 천호동까지 잘 부탁합니다"
또 택시 하나 잡아서 한 사람을 차에 밀어넣고 만 원짜리 던져 넣고
"아저씨 얘는 불광동 이야요"
또 택시 하나를 잡아 한 사람씩 또 집어 넣고서 만 원짜리 또 던져 넣었다,
"아저씨 수유리까지 잘 부탁해요"
이런 식으로 후배들을 택시에 태워 다 보낸 후 자기도 택시 하나를 잡아타고
"아저씨 영등포요"
하고는 드디어 선배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팩~ 하고 차에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을 차에서 자다가 추위에 떨며 잠에서 깨어 난 이 선배

눈을 뜨고 주위를 돌아 보고는 깜짝 놀랬다.

자기가 공중전화 부스 안에 구겨진채 웅크려 자고 있는 게 아닌가?
순간적으로
'이 나쁜 택시 기사가 날 여기에 버려 놓고 그냥 갔군'
하고는 궁시렁 거리며 전화 부스를 나와 주위를 돌아 보았다.

아뿔싸~~

헌데, 뜨헉...이게 웬 일인가~???

자기가 자던 전화 부스 옆에 주르르 붙어있는 다른 전화 부스 안에 후배들이 한 칸에

한 명씩 쪼그리고 웅크려서 자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씩 꼭 쥐고서 말이다~~ 쩝 ^^%@&*

정말 이럴수가 ~~`

이 추위에 감기 안든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한 선배는 후배를 깨워서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않은 이른 새벽에 가까운 해장국 집으로 향 했다.

그날밤 놈들은 정말 한심하였다.

바로 1980년 그 당시에 있었던 송년회 事實慘景 이었다.  solsae kns

 

송년회 이제는 술 적게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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