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망각

시인김남식 2013. 6. 12. 13:56

망각(忘却)- 솔새김남식


한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폭풍 같았고

폭설 같았던

방황의 거리에서

산산이 부스러지는

인연(因緣)의 쪼가리들.

 

사랑도 설움이 통곡할 때는

아픔을 더 해 가지만

낡아 헤진 소매 끝으로

눈물을 닦아 내며

추억하는 것들에 대하여

아낌없이 버려야 한다

.

그대가 나를 잊기 전에

내가 먼저 그대를 잊기 위해

기억 속에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도록

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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