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봄이 오는 길목

시인김남식 2013. 3. 10. 08:20

 

     봄이 오는 길목  솔새김남식

    죽음의 긴 터널을 벗어나

    돌아온 계절은

    어느덧 신록이 파릇해지고

    아지랑이 피어있는 길목으로

    꽃나비가 봄바람에

    하늘 거린다.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내게 와서

    긴 겨울 함께한 시름 벗어 버린 듯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으로

    마음껏 부풀게 한다.


    만산(萬山)에 꽃물결 넘실대는

    계절이 돌아 왔건만

    작년 여름 태풍에 쓰러진

    산등성이 노목들은 아직도

    부러진 다리에서 진물이 나 온다.  


    나뭇잎 떨어짐을 서글퍼 할 때는

    세월을 잡아 먹지만

    파란잎 움트는 소리엔

    시간을 요리해서 갈근탕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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