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낭만찻집

떠나는 계절

시인김남식 2011. 11. 24. 21:22

 

떠나는 계절               솔새김남식

 

가을은 모두를 떠나게 하는 계절이다

사랑도...........

인생도.......

자연도....

죄다 부질없이 떠나는 것

세상만물 모두가 한 허물을 벗고 떠나는 계절이다

 

사람도 초목처럼 아장아장 태어나서

어여쁘게 자라서 예쁘게 살았으니

가을이 되면

저렇게 우아한 단풍잎처럼

아름다운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

낙엽으로 떨어지면 흉 하다고

인생도 죽고 나면 허무하니

그래서 요즘은 저렴하게 재로 만들어 준다잖습니까

객지에서 죽으면 30만원

주소지에서 죽으면 3만원

아주 깨끗하게 한줌의 재로 만들어준다.

그러면 끝이 아름다운 거 아닌가요

.

그러나 
나무들은 좋겠다
다음 봄에는 새로 태어나니 참 좋겠다

사람은 그러하지 않은데.....

사람으로 태어나서

내가 살던 곳에서 죽을 것 같지만

요즘은 아니 그렇다

.

자동차에서...

하늘에서...

바다에서....

거리에서...

전쟁터에서...

그리고 병원에서...

그래서 인생은 다 무상이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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