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2 詩冊

당신이란 사람 지우기

시인김남식 2008. 10. 2. 19:27

당신이란 사람 지우기  솔새김남식


가슴 아파서 정말 못 잊는다기에

한 며칠은 죽자꾸나 두 주먹 불끈 쥐고

잊는다 이젠 잊는다 하고 달달 볶아

생각말자 했더니 그래서 제법 신통하게

그런대로 잊혀 질줄 알았는데

어느 날 문득 당신이 생각나고 그래서 못 잊고

 

그래 이젠 할 수 없다 죽어도 널 잊고 만다

가슴 아파도 널 잊으련다 하며

한잔 술로 그냥저냥 달래니까

제법 신통하게 마음먹은 대로 조금씩

잊혀 질줄 알았는데

어느 날 문득 당신이 또 생각나고

그래서 맨 날 못 잊고

 

이젠 안 잊는 게 아니라 못 잊는 다는데

그래서 안 잊겠다는데

그리워하는 게 잊기보다 더 힘들다는데

그래서 못 잊을 것 같아

당신 잊으려면 얼마의 세월이 흘러야 할까

당신이란 사람 지우기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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