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낭만찻집

무인도

시인김남식 2017. 9. 9. 11:12

무인도  솔새김남식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울 사모님~
그 사모님의 신랑이 엄마를 닮아서

연구 대상이라는 내딸 송이가

어젯밤 피곤해서 죽겠다는 나를 붙잡고  
엄마~   
왜!
만약에 무인도에 간다고하구
세가지만 가져 갈수 있다면 뭘 가져갈거야
그런다.
대답이 뭘 원하는지 몰라 고개를 요래저래 흔들었더니


음!
엄마는 ... 
첫번째가 컴푸터일거야 맨날 컴퓨터에 부터 사니까
엄만 카페만 매일 들어가더라

딸년이 우찌나 절묘하게 대답을 해주는지 기가 막혔다

이어서 엄만 두번째 세번째는 뭐 가저갈래 하고 또 물어온다
그러길래 이번엔 얼른 대답을 했다 
응 그것은 우리 송희와 그리고 오빠 명훈이랑 그랬더니
그럼 아빠는?

하고 되 묻는다.
아빠야~ 그냥, 혼자서 놀라고 하지뭐!!
하면서 너는 뭘 가저갈래 라고 물었더니 에구, 대답이 걸작이다.

 


첫번째가 바비 인형이구
두번째가 TV 이구
세번째가 전화란다

그래서 엄마가 바비 인형만도 못하냐고 다시 물었더니
엄마 데리고 가면 컴만 할꺼아냐
우리 딸이 이래니 웃음이 나오더이다
오빠~~
오빤 데려 가면 나랑 싸움만 하잔어
아빠 데려가면 심부름만 시키니까 싫다고 한다

그래서 전화로 그냥 아빤 목소리만 듣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전화기만 가져간대요


글쎄 요즘 웃을 일이 별로 없는데 저녁 먹다가 배꼽 잡고 한참을 웃었답니다
ㅎㅎㅎ 하하하

혹시 이 글을 읽는 님들은 무인도에 갈때 뭘 가져 가시려나요

그리고 한번 곰곰히 생각들 해보세요

딱 세가지만 딱 가져가라고 하면 당신은 무엇을 가져 갈까요

한번은 엉뚱한 생각하며 무료한 삶에서 벗어나 보세요

아울러 아이들한테 물어보기 바랍니다 

삶이 찌들더라도 힘내고 마니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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