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솔새김남식
어디엔가 있을 듯하지만
뵈지 않는다
잡힐 듯 선뜻 손을 내 밀지만
허공 속으로 흩어지는 뿌연 운무들
그리움으로 남겨진 채 산다는 게
얼마나 쓸쓸한 일인가
사랑한다는 것
또한 얼마나 여려운 일인가
그대 마음이 내게서 떠나 있는데
가슴에 묻지 못 한다고
함게 하지 못 한다고 애련한들
무슨 소용 있으랴
가슴에 남아 있는 자국은
여전히 선명한데
뒤돌아봐도 보이는 건 희미한 영상뿐
밤새 내린 안개비는
한낮의 햇살 속으로 사라지는데
무엇이 가슴팍을 짓누르며
답답하게 엄습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