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영화칼럼

영화 만추

시인김남식 2008. 5. 30. 14:06

영화 만추(晩秋) 솔새김남식


대양영화사가 제작한 이만희 감독의 영화 만추는 1965년 12월 명보극장에서 개봉하였다

신성일 문정숙 주연으로 당시 보기드믄 서정적 멜로 영화로

많은 여심을 울렸던 최고의 명작이었다


상대를 전혀 알지 못한채 우연히 열차에서 만나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며 

미묘한 심리와 영화적인 시간과 공간을 절묘한 영상으로 두남녀의 마음속을 묘사하였다

처음 30분 동안 대사도 음악도 없이 묘사되는 열차 속에서의 장면이 정말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앞좌석에 앉은 문정숙

모범수로 잠시 하룻밤 외츨 중에 수심이 가득한 그녀가 열차밖을 무심히 바라본다

그런데 그 앞에 앉은 남자 신성일

열차에서 잠을 자려고 신문으로 얼굴을 가렸는데 차가 흔들릴 때마다 신문이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면 또 올리고 내려 오면 또 올리고 그러기를 여러번  

그러자 그녀는 愁心을 잠시 거두고 빙그레 웃으며 자기 머리핀을 빼서

신문이 내려오지 않도록 남자의 신문에 머리핀을 꼽아준다 

그래서 두사람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서로에 신분을 속인채 

인연이 되어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참 재밋고 지금은 보기드문 낭만적인 연출이었다 

solsae kns

      


깊어가는 가을의 공원에서

쓸쓸한 벤치. 공원에는 바람에 낙엽이 딩굴고 바람에 낙엽이 휘날리고...

바바리 코트 깃을 올리고 벤치에 앉아 누군가 기다리는 우수에 젖은 그 여인

그 애처로운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이 된다

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끝내 나타나지 않고.......

그리고 이 영화에서 바다와 기차 그리고 낙엽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

특히 무엇보다도 청주진입로 가로수 길이 등장한다.

신성일과 문정숙이 낙엽이 쌓인 가로수 길을 걷는 장면이 참 고풍적이고 낭만적이었다

청주 가로수길은 이 영화의 타이틀에 맞는 晩秋의 한 장면을 아름답게 묘사해 주었다

그래서 청주 가로수길은 전국적으로 당시 유명세를 탔다


그외 마지막 열차 속에서의 재회의 장면과 교도소 앞에서의 감동적인 이별 장면

이 영화에서 여자는 남자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한 채 기약없는 이별을 교도소앞에서 하게 된다

이때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눈시울이 적시게 되는데 바로 남자가 쇠고랑을 차게 된다     

제17회 베를린 영화제 출품을 비롯하여

국내의 여러 영화제에서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각본상·촬영상을 받았다

특히 시나리오는 문학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영화 줄거리

대구교도소에서 복역중 어머니의 성묘(省墓) 휴가를 얻은 모범여죄수(模範女罪囚)가

인천으로 가는 열차 속에서 우연히 만난 청년과 벌이는 3일간의 애정을 그린 영화이다
여죄수의 이름은 혜림 (문정숙 分)

청년의 이름은 훈 (신성일 分)
열차에서 우연히 한자리에 앉게 된 두 사람은 인천에 도착한 뒤 함께 공동묘지에 가서

혜림의 모친 무덤에 성묘한다.


그리고 부모도 없이 고아로 자란 훈과 혜림은 서로의 외로움을 함께 나누며 가까워지게 된다.

두 사람은 각자의 볼일을 위하여 잠시 헤어지고 재회 하기로 한다.
혜림은 같은 감방여수의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친구의 남편을 찾아가고,
위조지폐 범인의 한 사람인 훈은 배당금을 받기 위해 공범자들을 찾아간다.
그러나 사건이 발각되어 훈은 형사들의 추적을 받는다.



다음날 훈은 창경원에서 혜림을 만나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의 가슴에는 뜨거운 애정이 타오른다.
그날 밤 두 사람은 훈의 호텔에서 함께 지내기로 약속한다.
먼저 호텔방에 도착해 기다리는 혜림....

그러나 일당을 찾아 배당금을 받으려던 훈은 또 다시 형사들의 추적을 받고 도망하느라 돌아가지 못한다.
기다리던 혜림은 쪽지를 남겨놓고 심야의 열차를 타기 위해 서울역으로 떠난다.


간신히 형사들을 따돌리고 호텔에 들렀던 훈은 서울역으로 바삐 달려와 열차에서 혜림을 찾아낸다.

다시는 못만날 것 같았던 훈을 열차에서 만나 반가움에 격한 감정의 연기는 돋보적 이었다
절박감과 격정 속에서 재회한 이들은 마침 열차가 사고로 정차하게 되자
철로 근처의 숲속으로 달려가 격렬한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낙엽이 수북히 쌓인 청주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을 가득히 채운 화면속으로 

바바리코트를 입은 두 남녀의 쓸쓸한 발 길에서 부서지던 낙엽들은 오래도록 가을 연인들에게

가슴 저미게 했었다. solsae kns 




그리고 이들은 대구교도소 앞에 이른다.
훈이는 비로소 혜림이 여죄수임을 알고 근처 시장에서 내의를 사러 가다가 그만 형사에게 체포된다.

그러나 형사를 설득해 교도소 문 앞에서 만날 수 있게 된 혜림과 훈은

따뜻한 사랑의 눈길을 주고 받으며 혜림이 형기를 마치고 나오는 2년 후

창경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게 된다.

교도소안으로 들어가는 혜림을 교도소 철문앞에서 배웅하는 훈

두사람에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일년 후 일찍 출감한 혜림은 창경원에서 훈을 기다린다.
그러나 훈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신성일이 감옥에 있는지도 모른채 그녀는 

해마다 가을이 되면 그 자리에 나와서 하염없이 그 남자를 기다렸다

긴 이별만 남긴채 그렇게 가을은 지나가고 단풍은 서럽게도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이미 놓친 사랑도 지나 가버린 사랑도 만나자는 약속은 지켜지지를 못 하였다

그들의 이별을 더욱더 슬프게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

늦가을 바람에 가랑잎이 날리고 낙엽이 수북히 쌓인 벤취에 앉아

하염없이 그 남자가 오기를 기다리는 여자의 애처로운 장면에서 "끝" 이라고 하는 자막이 올라온다  

solsae kns



이 영화는 그후 여러번 제작 되었지만


1966년 영화만큼 성숙된 연기와 연출이 돋 보이지 못하였다.

당시 비련의 여인 역을 맡은 문정숙의 연기는 입권이었기에 주연상을 받았다   

짧은만남 긴이별이란 타이틀로 제작된 이 영화는 내용을 훝어 보아도 무척 감동있고

재밋게 본 영화로 기억이 되며 이 영화를 본 사춘기 소년은 가슴이 뭉쿨하게 밀려 왔었다

특히 두사람의 기구한 운명에 신의 가오가 있기를 기도했었다. solsae  kns



만추(晩秋 ost) - 문정숙노래 

가을은 못잊을 추억을 위해 가랑잎은 말없이 지고 또 져도
그러나 과일만은 빨갛게 빨갛게 과일만은 익네 과일만은 익네


가을은 못잊을 사랑을 위해 가랑잎은 조용히 지고 또 져도
아무도 이별일랑 가슴속 한숨섞인 이별일랑 말아 이별일랑 말아

.


이 아름다운 영화 ‘만추’(이만희 감독)는

필름이 남아있지 않다고 하는데 당시 영화 필름은 농촌에서 머리에 쓰는 맥고자 테두리로 모두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먹고살기 힘들었기에 세월이 지난후에 지금의 것이 後에 아주 중요한

문화재인줄 몰랐기 때문에 보관하지 않았다 . 이제는 옛것을 소중히하는 문화가 아쉽다.  2017.11.30 수정 kns 



그간 만추는 여러번 제작되었지만 영상이나 내용이 그리 매끄럽지 못하였다 KBS에서 제작한 드라마가 그래도 볼만하다   

2010년 제작한 KBSTV 문학관 만추 => 크릭하면 볼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embed/ZDxlaAZcE8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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