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믿을놈 하나 없네
어느날 아버지와 아들이 목욕탕에 갔다.
“시원하구나. 너도 들어오너라.”
탕에 들어가며 아버지가 말했다.
아들이 막상 들어가 보니 너무나 뜨거워 있을 수가 없어서
후다닥 뛰쳐 나오며 중얼거렸다.
“세상에 원 믿을 놈 하나도 없네.”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참고 왔다.
목욕을 하고 나니 배가 출출해졌다.
겨울의 별미 따땃한 호떡 그래서 세개를 샀다.
아버지는 호떡을 두 개 먹고 아들에게는 하나만 주었다.
사준 것을 생색내며 아버지가 말을 했다.
“이제 배부르지?”
아들이 대답을 했다.
“하나 먹은 놈 배부르면, 두 개 먹은 놈은 배 터지겠네!”
그러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아버지가 집에 오던 길에 아들에게 뭇매를 때렸다.
그런데 그 아들 얻어 맞으면서까지 아버지에게 대들었다.
“그래 죽여라, 죽여. 네 새끼 죽지, 내 새끼 죽나!”
감당이 안 되는 아들이었다.
자기 힘으로는 이젠 어쩔수 없으니 부인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부엌에 있던 아내에게 남편이 기가 막힌듯이 말했다.
“나 이제 저 녀석하고 목욕탕 안 가! 다음 부터는 당신이 좀 데리고 가.”
그리고 아이에게도 말했다.
“너 이제 부터 엄마하고 목욕 가!”
그 말을 들은 아이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난 엄마하고 안 가요. 목욕탕이 얼마나 미끄러운데 넘어져도 잡을데도 없잖아요!”
그리고 또 말을 이었다.
“내 친구는 엄마하고 갔다가 넘어져서 뇌진탕에 걸렸어요.”
정말 감당이 안 되는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