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역 지하철에서 솔새김남식 .
지하철 문이 열리는 순간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을 하지 못 했다
처음으로 널 바래다주던 날
그 사람을 아직 못 잊어 하는 너에게
계속 그리워하는 것과
내 사랑을 받아 드리는 것 중
어는 것이 더 좋은가를 생각해보라고
이런 게 사랑에 시작이 아니겠냐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빛으로
널 달래이며
내 마음을 고백하던 날
넌 처음으로 내 손을 잡아 주었다
흐드러지게 핀 들꽃처럼
환하게 웃는 네 모습을 보고는
아~ 사랑받고 있구나 그 생각을 했었다
우리사이 한 참 무르익던 날
너의 채취를 다 머금지 못한 나에게 못 잊는게 아니라 안 잊는 거라고
그만하자며 넌 달아나 버렸다
한 번 더 생각 해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하지 못 한채 참았던 눈물만 볼 위로 흘러 내렸다
지하철 문이 닫히는 순간
못내 아쉬운 듯 손을 흔들며
열차의 마지막 칸이 다 지나가도록 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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