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作業노트

불러 세우지도 못하며

시인김남식 2005. 12. 17. 18:01

불러 세우지도 못하며         솔새김남식

 

불러 세우지도 못하며

불러도 서지 못 할 사랑이기에

뒤돌아 볼 수도 없었고

돌아 설 수도 없는 사랑이기에

제자리에서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다 주고 싶었는데

욕심 없이 주고 싶었는데

정말 그리하고 싶었는데

사랑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마음의 뒤 곁에서

잔꾀에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욕심이 없다 하면서도 가득 찬

사랑을 원 하였고

주고 싶은 게 많다 하면서도

실은 줄 것이 없는 빈손이었기에

불러 세우지도 못하고

오랫동안 공허의 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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