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호와 모닥불
솔새김남식
모닥불 이 노래가 갑자기 듣고 싶어지는 이유는 뭘까?
추워지는 겨울 날씨에 제격인 모닥불은 삶의 시장터에는 꼭 있어야하는 따스한 모닥불이다
모닥불 피워 놓고 모닥불 피워 놓고 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모닥불'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가거나, 친구들끼리 놀러 가서 또는 MT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우정을 다지는 모닥불 의식을 한번쯤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밤하늘 별들이 밝게 빛나는 가운데 불(火)가에 마주 앉아 밤새 이야기하던 것들이
훗날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유행처럼 번진 통키타 시대의 도래로 세명만 모이면 앉아서
이 노래를 부르곤 했던 게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45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달콤한 사랑의 밀어 같은 노래이다
그런데 이 노래는 얼마 전 세상을 타계한 작사가이며 시인이었던 박건호의 작품이다
1969년 원주시 무실동 대성고등학교 시절 홍사단 하계수련회를 당시 원주시 지정면 월송리에서 하게 되는데
이곳은 바로 계곡이 에스자형으로 돌아가는 지형으로 모래사장이 있는 곳이다
모닥불에 감자와 옥수수를 구워먹고 기타를 치면서 타들어가는 모닥불을 보면서 박건호는
이때 모닥불이란 시를 쓰게 되는데 이것이 훗날 박인희가 부른 모닥불이란 노래의 가사가 되었다
그는 단원들과 밤새 이야기를 하던 중 문득 시상이 떠올라서 이 가사를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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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박건호가 처음으로 모닥불 가사를 만들어서 방송국 로비에서 만난 박인희에게
가사를 건넸을때 그녀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당시 박인희는 1970년 뚜아에무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었고 박건호는 무명이었다
그러나 여러번 통사정 시도한 끝에 가사를 건네 받은 박인희는 받아든 글을 여러번 읽어 보더니
자신도 모르게 멜로디가 나왔다고 後談을 전한다
집에 돌아와 며칠후 다시 보아도 처음 그 멜로디가 그대로 부딯힘없이 흘러 나와서 바로 악보에 그렸다고 한다
박인희는 동아방송 3시에 다이얼을 진행하다가 복도에서 몹시 추워 보이는 한 청년에게서
이 가사를 받았다고 나중에 술회를 하게 되는데 그 청년이 나중에 작사가로 大成하게 된다
그후 박건호는 "새끼손가락, 내곁에있어주, 잊혀진계절, 아대한민국, 토요일밤에, 빙글빙글, 찰랑찰랑"등
3,000여곡을 작사하게 된다
그후 박인희는 솔로로 전향하여 이곡을 부르게 된다.
결국 이 노래는 두사람에게 큰 행운을 가저다 준 노래가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1970년대를 흔히 격동의 시대라고 부른다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라는 사회적으로 급변하는 시대였으며
그만큼 아픔도 뒤따르는 문화의 발전속에 로맨틱한 그룹들이 탄생하게 되는데 그들이 바로
뚜아에무아(toi et moi, 불어로 '너와 나')라는 이름의 '이필원 & 박인희' 의 등장이었다
명동에 있는 음악다방 디제이로 있던 박인희와 그 업소에서 노래 부르던 이필원과
두사람은 1969년 운영적으로 만나게 된다
당시 숙명여대 '불물학과'에 제학 중이던 '박인희'는 특유의 맑은 음성과 고운 연주로 통키타 시대를
열어 놓았고 민중 가수로서의 출발과 함께 팬들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결혼과 함께 해체 되어 박인희는 미국으로 건너 간다
박인희는 이해인 수녀와 친분이 두터운 친구 사이라고 하는데 오랜 세월이 지난 그녀는
현재 독신(이혼)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으며 2016년 봄에 미국에서 돌아와 간간히
음악 활동을 재기하는등 그녀의 근황이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필원은 다른 파트너와 듀엣을 결성하여 지금도 간간히 밤부대에서 활동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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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여원지에 나온 인터뷰기사
박건호작사 박인희작곡 노래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인생은 연기 속에 재를 남기고
말없이 사라지는 모닥불 같은 것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빛나는삶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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