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다녀 오던 길 솔새 김남식
.
이런저런 세월은 참 잘도 간다.
설 차례를 마치고 부모님 산소에 갔더니 묫자리 200미터 전방에
또 다른 큰 공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다른 山 주인이 땅을 팔았다 하니 막을 수도 없는 처지이니 그냥 속만 상했다.
고향에 내려 가도 조카들만 있다 보니 언제인가 부터 내 고향이 아닌 것 같았는데
마을 어귀에 있는 작은 동산들까지도 여기저기 다 파헤처 공장을 짓고 있다.
그래서 고향이 더욱 쓸쓸해진다.
마을에는 아는 사람 보다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아저서 이게 내 어릴 때 뛰어 놀던 곳.
소 풀 먹이고 둠벙에서 물방게 잡고 송사리 잡던 내 고향인가 의심하게 만든다.
그래서 어느해 부터인지 차츰 불청객이 되어 버린지가 오래 되었다.
아주 오래전 고향을 떠나와 타지에 있는 나 이기에
고향故鄕 에게는 아무 할 말은 없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버선발로 뛰어 나 오시던 어머님은 안 계셔도
늘 고향을 찻아가면 이태 까지는 부모님 품속처럼 따스한 향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쓸쓸함이 더하는 것 같았다.
마을은 어느새 하나둘 집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는 밭이 생기고
더구나 시골에는 웬 공장들이 그리도 많이 들어 서 는지 이제 도시화가 되여있다.
흙에서 자란 우리의 세대들에게는 고향은 마음에 안식처이다.
도시에 단독 주택들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고층화 되어가는 것을 보통 사람들은
콘크리트 벽을 사실은 싫어하지만 어거지로 들어가 살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군(郡)은 시(市)로 변했으니 10년 20년후에는
내가 살던 고향은 또 다른 모습의 불청객으로
마을은 토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어느새 사라진지는 오래 되었을 터이고
농로는 자동차 길로 논밭은 상가로 변하고 작은 동산의 언덕 위에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 서면
리(里)가 동으로 바뀌고 면은 구(區)로 변했을 테지!
아마 머지않아 10년후에는.........
정지용님의 향수는 다 어디로 떠나 갔을까?
그래서 잠시 스처가는 고향이 되어 버렸다.
'정보 > 청주북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주 운보의 집 (0) | 2009.11.22 |
---|---|
삼화전기주식회사 (0) | 2009.11.14 |
석성리동골 천지신 초석 (0) | 2009.08.02 |
북이면석성리동골(東谷) (0) | 2009.06.15 |
김한정 충신각 (0) | 2009.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