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들 결혼식 솔새김남식
토요일 오후 친구 아들 결혼식에 참석을 했다.
예견대로 식장엔 친구는 보이지 않고
부인과 아들이 하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친구 부인에게 물어 볼 수는 없었고
그냥 뒤에 서 있었다.
한참을 있으니 휄체어 뒤에는
간호인과 산소통이 따르며 친구가 나타났다.
.
많은 하객들이 축하 인사를 나누지 못하고
모두가 굳은 얼굴에
침묵으로 친구를 바라볼 뿐이였다.
살아 생전에 아들 결혼식을 축하 하려고
사람들 이목을 의식하지 않고 나왔다고 한다.
시아버지 제목이 죽음을 받아 놨다고
누군가 뒤에서 수근 거린다.
.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거리며
내 훗날을 바라 보듯이 잠시 숙연해졌고
살며시 친구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 주었다.
그도 나도 하객들이 보는 가운데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화창한 일요일
북한산에 오르니 남산 타워가 가까이에서 보인다.
김포공항 쪽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고
다름없이 세상은 오늘도 여전히 돌아 가는데
삶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산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
겨울 나무는 봄을 기다리며
수면속에 있는데
한번 이그러진 삶은 다시 피어나지 못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마른 나무 가지를 꺽어본다.
속 살은 파랗게 생기가 돌고 있었다.
사람은 왜 그리 못 할까?
.
이제는 좋은일 보다는
궂은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살아 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해야지 하고
쓴 웃음을 애써 지으며 산길을 내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