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마음공부

어리석은 자의 진리

시인김남식 2011. 9. 21. 18:02

어리석은 자의 진리     솔새김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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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오나라(오랑케)에 가서 죽순나물을 대접 받았다.
갖은 양념을 곁들인 그 나물은 굉장히 맛이 좋았다.

그래서 물었다.

"이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대나무요"

그는 '대나무도 삶으면 이렇게 맛이 있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자기 나라에 돌아 오기가 바쁘게

마룻 바닥에 깔아 놓은 대나무 자리를 한아름 뽑아 삶았다.


그런데 아무리 삶아도 부드러워 지지 않았다.
그러자 오나라 쪽으로 눈을 흘기며 투덜 거렸다.
"괘씸한 오나라 놈들 같으니.........."

차암 우수운 이야기 같지만

우리가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 있다

 

봄에 피어 오르는 대나무 순을 삶아야 제 맛이 나는데

성미가 급한 그는 좀더 자세히 알아 보지 못하고

자존심 때문에 물어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마치 숫가락이 국물 맛을 모르듯이

어리석은 자는 평생을 현명한 자와 같이 살아도

진리를 깨닫지를 못 한다.


혹시 당신은 자존심 때문에 누구에게 물어보지 못하고

그냥 스친 일이 있지는 않았는지요

그래서 쉽게 할 일을 더 힘들게 하진 않았는지요 ?



2005.10.21 김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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