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빈 화분

시인김남식 2018. 3. 3. 20:34

빈 화분  솔새김남식


겨우내
베란다에 버려 두었던
빈 화분에서
이름 모를 파란 싹이 돋아납니다

그곳에 무엇이 있었는지
알 수 가 없는데도
봄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그간 물주는 것도 잊었는데
꽃이 되기 위해
저렇게 빈 화분에서
애쓰는 모습을 바라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사랑도 그런 게 아닐까
생각지도 않았는데
어느 날 빈 가슴 속에
나도 모르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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